삼성SDI “4000억 들여 헝가리 배터리공장 설립”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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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 2018년 하반기 양산… 국내-中이어 유럽 생산거점도 확보

삼성SDI가 4000억 원을 투자해 헝가리에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공장을 짓는다.

삼성SDI는 30일(현지 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페테르 시야르토 헝가리 외교통상부 장관, 정세웅 삼성SDI 중대형사업부 부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런 내용을 담은 ‘삼성SDI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이로써 삼성SDI는 울산, 중국 시안(西安)뿐 아니라 유럽에도 생산거점을 확보해 ‘글로벌 3각 체제’를 갖추고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게 됐다. 공장은 2018년 하반기(7∼12월)에 가동될 예정이다. 헝가리 정부는 삼성SDI가 공장을 원활히 건설할 수 있게끔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현재 삼성SDI 울산 공장과 시안 공장에서는 순수전기차(EV) 기준으로 각각 연간 6만 대와 3만 대 분량의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헝가리 공장에선 EV 기준 연간 5만 대 분량의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전체 배터리 생산 능력이 EV 기준 연간 14만 대 분량으로 늘어나는 것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차종별로 배터리 용량이 다른 만큼 탑재 대수는 유동적”이라고 설명했다.

헝가리 공장은 삼성SDI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33만 m²(약 10만 평) 규모의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 생산 공장을 재건축해 건설된다. 삼성SDI는 2001년 부다페스트에서 북쪽으로 25km 떨어진 괴드 시에 디스플레이 공장을 짓고 브라운관을 생산하다가 생산라인을 개조해 PDP를 생산해 왔다. 하지만 2014년 디스플레이 사업을 정리하면서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삼성SDI는 기존 공장 인프라를 활용하면 건축 기간과 비용을 절감해 빠른 시간 안에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SDI가 배터리를 공급하는 BMW, 폴크스바겐, 아우디, 포르셰 등을 비롯한 유럽 자동차업체들의 생산기지가 인근에 몰려 있어 물류비를 절감하고 고객사의 요구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삼성SDI는 특히 헝가리 공장이 삼성SDI 오스트리아 법인 ‘SDIBS’와 시너지를 내 배터리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해 오스트리아 자동차 부품회사 마그나로부터 전기차용 배터리 팩 사업을 인수해 SDIBS를 출범시켰다. 헝가리 배터리 공장이 배터리 기본 단위인 ‘셀’을 생산하면 최종 조립 단계인 팩 사업을 하는 SDIBS와 함께 유럽에서 일관된 생산 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정세웅 삼성SDI 중대형사업부 부사장은 “헝가리 공장 건설은 SDIBS와의 시너지를 통해 유럽 고객들의 다양한 요청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삼성sdi#헝가리#배터리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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