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필드 하남’ 올인 정용진 부회장 “지금이 터닝 포인트… 늘 불안하죠”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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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개장 앞두고 홍보지에 소회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마트 자체 개발 제품으로 가득찬 집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세계그룹 제공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마트 자체 개발 제품으로 가득찬 집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세계그룹 제공
“지금이 터닝 포인트입니다. (하지만) 항상 불안해요. 끊임없이 선택하고 발명품을 만들어 내야 해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입사 후 20여 년 동안 맡은 일 중 스타필드 하남이 가장 중대한 미션이 아닌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고객들에게 전달될 홍보 잡지에서다. 이 잡지는 다음 달 문을 열 신세계그룹의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하남 매장에서 배포된다.

25일 입수한 그의 인터뷰에는 고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비전과 전략이 담겨 있었다. 정 부회장은 인터뷰에서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낙장불입(落張不入·한 번 내놓은 패는 다시 물리지 못한다는 게임의 원칙)’을 언급했다. 이는 (신사업을 앞두고) 고객과 직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나의 각오”라며 “사내 게시판에도 몇 번 올렸는데 별 반응이 없더라”며 농담을 덧붙였다.

이마트의 자체 패션 브랜드 ‘데이즈’를 일본 최대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를 넘는 국민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담당자들 다 불러 놓고 유니클로를 잡겠다고 하니 다들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모르더라”며 “내가 입고 싶은 옷을 만들라고 했더니 ‘그럼 비싼데 어떻게 하냐’고 해 셔츠 3만9000원, 바지 5만9000원, 재킷 9만9000원으로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합쳐 30만 원이 넘으면 안 된다고 가격을 정해줬다”라고 강조했다.

유니클로와 차별점을 두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그는 “우선은 내가 입을 수 있는 옷이 목표다. 데이즈 아동복도 우리 쌍둥이가 입을 수 있는 아동복으로 바꿨다”며 “앞으로 인테리어 소품 등을 파는 ‘데이즈 홈’도 만들어 궁극적으로는 ‘데이즈 토털 스토어’를 구상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유통업계는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이마트도 예외가 아니다. 올해 2분기(4∼6월)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29% 감소해 어닝쇼크를 경험했다. 경기 침체 탓이 크지만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 변화도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정 부회장은 고객과의 교감을 통해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회의에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세상에 없던’이다. 당장 고객이 빈손으로 우리 매장을 떠나도 좋다. 좋아하는 사람과 사귀고 싶다고 처음부터 키스하려 하면 안 된다. 고객의 시간, 기억, 경험을 잡도록 하면 매출은 자연히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자신의 근황도 소개했다. 그는 “건강검진 결과를 보고 다이어트를 심하게 했다. 그래서 입맛이 별로 없는데 이때 통과한 음식이 진짜 맛있는 것”이라며 “그래서 요즘 피코크(이마트 식품 브랜드) 음식이 다 맛있다”라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스타필드 하남#정용진#홍보지#신세계그룹#데이즈#이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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