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잡페어’ 문열기 전부터 장사진… 취업준비생들 하소연 빗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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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해보지만… 이공계도 막막”
서울 DDP서 이틀간 채용박람회

현대자동차의 채용박람회 ‘잡 페어’가 25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가운데 박람회장을 찾은 대학생과 취업준비생들이 현대차 직원들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현대자동차의 채용박람회 ‘잡 페어’가 25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가운데 박람회장을 찾은 대학생과 취업준비생들이 현대차 직원들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25일 오전 9시 반 서울 중구 을지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A1동 앞에 대학생 등 취업준비생 300여 명이 장사진을 이뤘다. 오전 10시가 되자 줄은 500여 명으로 늘어났다. 이날부터 이틀간 열리는 현대자동차 채용박람회 ‘잡페어(Job Fair)’에 몰린 인파다.

올해 9회째 잡페어를 진행하는 현대차도 인파에 놀랐다. 현대차 관계자는 “보통 첫날 오전에는 한산한 편이고 점심 이후에야 학생들이 몰리곤 했다”며 “이번처럼 문을 열기 전부터 줄을 길게 선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직원은 “갈수록 심각해지는 취업난이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 아득한 취업문, 답답한 청춘

현장에서 만난 취업준비생들은 저마다 답답한 심정을 드러냈다. 4학년까지 마쳤지만 취업을 위해 졸업을 미룬 김모 씨(25)는 “지난해 취업에 실패하고 올해 현대차 해외법인에서 인턴을 했다”며 “실무 경험을 많이 쌓았지만 여전히 취업이 될 거라고 자신할 수 없어 슬프다”고 말했다.

인문계에 비해 상황이 나을 줄 알았던 이공계도 절박하기는 마찬가지다. 산업공학을 전공한 최규빈 씨(25)는 “연구개발 인력 수요도 크게 줄어 이공계도 취업이 어렵다”고 말했다. 연구개발 분야를 지망하는 오송아 씨(23)는 “갖가지 자격증을 따는 친구들이 많다”며 “자격증이 있다고 취업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지만 뭐든 해봐야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상담을 맡은 한 현대차 직원은 “6년 전 내가 입사했을 때와 비교하면 취업난이 너무 심각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 현대차, 소통형 박람회로 취준생 배려

현대차는 취업준비생들을 배려해 올해부터 박람회 방식을 바꿨다. 지난해까지는 일방적으로 회사를 소개하고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을 학생들에게 설명하는 식이었지만 올해는 현대차 현장 직원들이 학생들과 편하게 둘러앉아 질문을 받고 대화하고 노하우를 공유하는 ‘쌍방 소통’ 식으로 바꿨다.

이날 박람회장 곳곳에는 ‘연구개발 파워트레인’ ‘마케팅’ ‘인재채용’ ‘상용차 개발’ 등의 팻말이 벽에 붙고 그 아래 해당 파트 직원 3, 4명씩이 배치됐다. 이들은 학생들에게 입사 노하우, 업계 동향 등 다양한 질문을 받아 상세히 대답을 이어나갔다.

마케팅 분야를 지망하는 한 여학생은 “해외 거주 경험도 있고 외국어도 능통하고 인턴도 많이 했는데 서류만 넣으면 다 떨어진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이 학생의 고민을 들은 현대차 마케팅 담당 직원은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에 자격증이나 경력을 줄줄이 나열하는 것보다는 2, 3가지 항목만 찍어 자신의 개성과 특징, 느낀 점과 경험을 스토리 형식으로 자세하게 드러내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연구개발 파트에 관심을 보인 한 학생은 “미래에는 전기차와 수소차가 대세가 될 텐데, 곧 사라질 내연기관 기술을 전공하고 공부해서 얼마나 써 먹을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현대차 직원은 “기존 가솔린이나 디젤 등 내연기관차를 완전히 대체하려면 충전소 수나 배터리 교체비용을 고려할 때 지금보다 배터리 성능과 용량이 10배 이상 커져야 한다”고 답했다. 현대차 잡페어는 26일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이은택 nabi@donga.com·박은서 기자
#채용박람회#이공계#잡페어#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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