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공항 확장안, ‘신의 한수’? ‘꼼수’?…사안별로 짚어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23일 14시 54분


영남권 신공항 최적의 대안으로 제시된 김해공항 확장안을 놓고 논란이 분분하다. 지역갈등을 줄일 수 있는 ‘묘수’라는 평가가 나오는 반면, 과거에 여러 차례 ‘불가’ 판정을 받았던 김해공항 확장이 다시 대안으로 떠오른 것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김해공항 확장이 ‘신의 한 수’인지, 아니면 ‘꼼수’인지 사안별로 짚어봤다.

Q. 신공항인가, 단순 확장인가.
A. 김해공항 확장에 제주 2공항(4조1000억 원)과 비슷한 4조1700억 원이 투입된다. 인천공항 3단계 사업비 4조9300억 원에 육박한다. 항공 전문가들은 활주로와 터미널, 계류장, 주차장, 연결교통망까지 모두 새로 짓는 만큼 단순 확장이라기보다 신공항에 준하는 건설로 봐도 무방하다고 평가한다.

Q. 부산의 신공항 독자 추진 가능한가.
A. 민자공항을 짓더라도 국토교통부 장관의 승인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어렵다. 김해공항을 확장하면 지역 항공 수요를 충분히 소화할 수 있어 별도의 민자공항을 짓겠다고 해도 비용과 편익을 따지는 사업 타당성 평가를 통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Q. 김해공항 내 군 공항은 어떻게 되나.
A. 군 공항은 그대로 유지한다. 군 공항 유지를 전제로 용량을 산출했고, 현재 공항과 별개로 국제선 청사와 활주로 1개를 놓기 때문에 군 공항 운영에 지장이 없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공항 확장성을 놓고 지방자치단체에서 계속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은 있다.

Q. ‘김해공항 확장’, 예전엔 검토 안 했나.
A. 2009년 국토연구원의 동남권 신공항 타당성 검토 당시에도 김해공항 확장 방안 4가지를 검토했다. 당시에는 이번에 나온 김해공항 주변 지역을 활주로로 활용하는 방안이 아닌 활주로를 교차하거나 남쪽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고려했다. 이번에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이 김해공항 주변의 미래창조과학부가 추진하는 연구개발특구를 공항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하면서 발상의 전환이 이뤄졌다. 항공 전문가들은 “과거에 김해공항 확장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했다면 허송세월하지 않고 최적의 대안을 찾았을 것”이라고 아쉬워한다.

Q.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나.
A. 활주로 방향을 기존 활주로의 왼쪽으로 40도 정도 비스듬하게 틀어 V자 형태로 지으면서 현재 김해공항이 갖고 있던 북측 착륙 시의 안전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게 ADPi의 제안이다. 문제가 되는 남풍이 불 때는 산악 장애물의 영향이 없는 신규 활주로로 착륙하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안전성 문제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정밀 설계안을 꼼꼼히 들여다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Q. 활주로 길이가 짧아 대형 항공기는 못 뜬다는데….
A. 3200m 활주로로도 A380을 포함한 모든 여객기가 이착륙할 수 있어 미주·유럽 노선 취항도 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현재 김해공항에서 대형 항공기 운항에 제한이 있는 것은 활주로 길이 문제라기보다는 활주로 포장 강도와 북쪽 장애물 때문이라는 것이다. 일부 화물전용기의 운항은 제한되지만 김해공항 이용 수요가 많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Q. 대구공항은 어떻게 되나.

A. 경남 밀양, 부산 가덕도 시나리오는 대구공항을 폐쇄하고 2046년까지 항공수요 4000만 명을 신공항이 모두 소화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김해공항 확장안은 기존 대구공항을 현재처럼 사용한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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