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물류 빅2, 국내 직구족 눈독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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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젠택배’ 인수 예비입찰 참여

세계 1, 2위 물류업체인 독일 DHL과 미국 UPS가 물동량 기준 국내 4위 택배업체인 ‘로젠택배’를 인수하기 위해 맞붙었다. 한국에서 해외 직구(직접구매) 및 역직구가 활발해지면서 특송 등 항공운송 시장이 커지는 것을 본 글로벌 물류업체들이 국내 거점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5일 물류업계에 따르면 사모투자펀드인 베어링PEA가 매물로 내놓은 로젠택배의 예비입찰에 DHL과 UPS가 참여했다. 베어링PEA는 2013년 미래에셋PE로부터 로젠택배 지분 100%를 1580억 원에 사들였다. 이번에 보유 지분 전부를 매물로 내놓았다. 예비입찰에는 DHL과 UPS 외에 스틱인베스트먼트, CVC캐피털파트너스 등 사모펀드 다수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택배 시장이 어느 정도 포화 상태에 달했다고 본 국내 택배업체들은 이번 인수전에 참가하지 않았지만, 글로벌 물류업체들은 성장하는 직구와 역직구 시장에 주목했다. 국내와 해외를 오가는 물동량이 증가하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로젠택배를 인수하면 해외 특송의 한국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 특송업계는 한국에서 해외로 가는 특송 물량을 하루 5만 상자 정도로 보고 있다.

CJ대한통운과 ㈜한진 등 대형 물류업체들과는 다른 로젠택배의 사업구조도 매력적인 요소다. 대기업 고객의 물량을 주로 취급하는 대형 물류업체와 달리, 로젠택배는 택배기사들과 화주들을 연결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형태의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대기업보다는 소규모 사업자 고객이 많고, 다양한 상품을 취급하기 때문에 소비재가 주로 거래되는 직구에 유리하다.

DHL과 UPS 모두 입찰 규모 등을 언급하는 것을 조심스러워하고 있지만 로젠택배가 직구 시장의 성장성을 감안했을 때 매력적인 매물이라는 점은 부인하지 않고 있다. 5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연 나진기 UPS코리아 사장은 “큰 대기업 고객이 있는 것보다 작은 중소업체 고객이 여럿 있는 게 특송 업체에 훨씬 유리하다”며 “중소기업들과 함께 성장하는 것도 UPS의 중요한 목표”라고 밝혔다.

운임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는 해운과 달리 미국까지도 다음 날이면 물건을 배송할 수 있는 특송 시장의 운임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는 것도 글로벌 물류업체들이 국내 투자를 늘리는 요인이다. 나 사장은 “시장이 움직이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시제품 등을 제때 보내기 위해 30분 빨리 특송 업체에 맡기는 것이 중요한 경우가 늘고 있다”며 “이에 물품 접수 마감시간을 연장하는 등 서비스를 크게 개선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시장에 1977년 진출한 DHL과 1988년 진출한 UPS는 해외로 빠른 시간 내에 물건을 보내는 국제특송 서비스를 앞세워 국내에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DHL코리아는 전국 33개 지점에서 1210여 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UPS코리아는 21개 지점에서 500여 명이 일하고 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글로벌#물류#로젠택배#인수#예비입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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