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알파고-인간, 스타크래프트로 붙는다

신무경 기자 입력 2016-04-01 03:00수정 2020-03-02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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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인공지능(AI) 간 스타크래프트 게임 대결이 추진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마이크 모하임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최고경영자(CEO) 겸 공동설립자(50·사진)는 31일 서울 강남구 학동로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코리아 본사에서 동아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 “현재 구글과 이번 대결을 위한 실무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구글이 3월 9~15일 이세돌 9단과 AI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 간 바둑 대국 과정에서 다음 대결 상대로 스타크래프트를 지목한 바는 있지만 실제 대결이 추진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모하임 CEO는 1일부터 3일까지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올림픽공원에서 열릴 e스포츠 대회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글로벌 서킷 2016 스프링 챔피언십’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블리자드와 구글은 향후 경기 종목(스타크래프트1, 2), 장소, 선수 등을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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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하임 CEO는 “알파고가 스타크래프트에 도전한다는 얘기를 듣고 극도로 흥분했다”며 “곧바로 도전에 응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딥마인드가 보유한 강력한 AI와 최고 수준의 인간 플레이어가 맞붙었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인간과 알파고 가운데 어느 쪽에 베팅할 것이냐는 질문에 “인간 대표를 응원하겠다”고 답했다.

모하임 CEO는 블리자드의 AI 개발 현황 및 수준과 관련해서는 “딥마인드가 AI로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면 블리자드는 유저들이 가급적 편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스타크래프트2의 경우 AI가 경기 상황을 탐색하는 등 일반적인 플레이어처럼 경기를 하고 학습을 한다”며 “일반 유저들은 AI가 어려운 상대라 느낄 수 있지만 프로 선수들에게 해당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5월에 나올 차기작 ‘오버워치’에 한국인 캐릭터(송하나)를 포함시킨 사실을 공개했다. 송하나는 전직 프로게이머이자 케이팝 스타다. 모하임 CEO는 “한국 문화에 여러 가지 매력적인 점들을 잘 담아내는 영웅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블리자드의 한국 국적 개발자들이 기여를 많이 했으며 나도 송하나 캐릭터를 가장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그에게 한국이란 ‘e스포츠 종주국’으로 정의된다. 모하임 CEO는 “오늘날의 e스포츠는 한국에서부터 시작했다. 앞으로도 e스포츠 종주국의 자리는 뺏기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은 게임에 가장 열정적인 유저들,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이 있는 곳이자 e스포츠의 수도이자 성지”라고 말했다.

모하임 CEO는 한국인의 따뜻한 환대에 고마움도 전했다. 그는 “지난번 방한 때 프로 선수들과 하스스톤 게임을 해서 이겼는데 관전하던 9개월 된 딸이 박수를 쳤다. 그 순간 언론 매체들이 딸의 모습을 찍었는데 이것이 재밌는 에피소드였다”고 말했다.

한국 e스포츠 성장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현재 한국 정부에서 상암동에 e스포츠 센터를 설립하고 있는데 이 같은 노력이 산업 발전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축구, 야구 같은) 전통 스포츠 종목을 보면 인기 스타플레이어의 인기가 올라가면 그 스포츠의 인기도 덩달아 올라간다. 그들이 대중들에게 긍정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e스포츠 육성 전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모하임 CEO는 청소년 게임 중독 문제와 관련해 게임 자체보다 부모의 관리소홀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서구에서는 아이가 스스로 게임을 절제할 수 있도록 부모가 지도 한다. 중독을 관리하는 것은 부모의 역할”이라면서 “어떤 엔터테인먼트든 과도한 것은 좋지 않은데 한국에서는 유독 게임만 과도하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또 “해외에서는 한국 프로게이머를 선망의 눈길로 보는데 정작 한국에서는 그런 시각이 없다는 점은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모하임 CEO는 어렸을 적부터 게임을 접했기 때문에 블리자드와 같은 46억 달러(5조5200억 원) 규모의 글로벌 게임회사를 창업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초등교육) 6학년 때부터 게임을 즐기며 기초적인 프로그램 언어를 접했다”며 “게임은 하나의 커리어가 되고 직업으로도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무경 기자 fighter@donga.com
#알파고#스타크래프트#모하임 블리자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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