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40만원만 내면 BMW5 몬다? 수입차 업계 공격적 할인행사 이유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6일 16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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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시장의 경쟁이 격화되는 와중에 올해 들어 판매량이 급감하자 수입차 업계가 너도나도 할인행사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메르세데스벤츠가 파격적인 할부 정책을 들고 나오면서 ‘벤츠 발 수입차 가격 전쟁’이 벌어졌다.

16일 메르세데스벤츠 파이낸셜 서비스 코리아는 메르세데스벤츠 A·B·CLA·GLA 클래스를 대상으로 무이자 할부 및 잔가 보장 저금리 판촉행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무이자 할부의 경우 권장소비자가격의 30%를 선수금으로 내면 24개월 동안 이자 없이 할부금을 납부하고 차량을 구매할 수 있다. 월 납부금은 106만1660원(A200 모델)~145만8330원(GLA200d 모델) 수준이다.

잔가 보장 저금리 행사는 더 파격적이다. 선수금 30%에 36개월 계약을 기준으로 계약이 끝났을 때 중고차의 잔존가치를 신차의 44~53%를 보장해주는 것으로, 그 차액만 월 납부금으로 내면 된다. 월 납부금은 29만6040원(A200 모델)~40만3330원(CLA200d 모델)이며 중고차 가액이 잔존가치보다 높으면 차익을 돌려준다. 소형 모델을 대상으로 진행되긴 하지만 고성능 모델인 ‘AMG’도 같은 방식으로 계약할 수 있다. 다만 운행거리가 1만㎞로 제한되며 이를 넘을 경우 계약 조건이 변할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올해 들어 할인에 나선 수입차 업체는 메르세데스벤츠 뿐만이 아니다. 지난달부터 수입차의 할인 공세가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이달에 들어서만 푸조, 폴크스바겐, BMW 등이 잇따라 ‘특별 프로모션’ 상품을 내놨다. 푸조는 ‘508’ 전 라인업 대상 60개월 또는 ‘선수금 제로+36개월’ 무이자 할부를, 폴크스바겐은 골프, 제타, 티구안 등 핵심 차종을 대상으로 36개월 무이자 할부를 진행 중이다. BMW는 그룹 100주년을 기념해 ‘5시리즈 36개월 무이자 할부 또는 최대 62% 잔존가치 보장’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중고차의 잔존가치를 신차의 최대 62%까지 보장해주는 것으로 이 경우 월 46만2000원(36개월)만 내면 된다.

수입차 업계가 대대적으로 공격적인 할인 행사에 나선 것은 ‘판매절벽’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수입차 시장은 2년 연속 20%대 성장했지만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9% 줄어들었다. 아우디는 수입차 중에서도 메이저 업체에 속하는 데도 판매량이 51.9%나 줄었다. 시장이 성숙 단계에 들어선 탓도 있지만 개별소비세 인하분 환급 거부 논란과 법인차 인정 비용 제한 등 이슈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치열한 1위 경쟁까지 더해졌다. 지난해 BMW를 턱밑까지 따라붙었지만 결국 2위에 머무른 메르세데스벤츠가 올해는 기필코 1위를 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는 것. 실제로 올해 들어서자마자 1위에 오른 벤츠는 지난달까지 3787대를 판매해 2위인 BMW(2916대)를 크게 따돌리고 있다. 독일 브랜드 뿐만 아니라 푸조, 볼보, 재규어-랜드로버 등 비(非) 독일 브랜드들도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시장은 ‘춘추전국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여기에 올해 6월로 예상되는 중저가 브랜드인 체코 ‘스코다’의 국내 진출이 이뤄지면 수입차 업계의 가격 파괴는 더 치열해질 수도 있다. 한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이제 거리에서 수입차가 흔해졌을 정도로 시장이 무르익은 만큼, 올해는 수입차들이 ‘프리미엄’보다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우기 시작하는 해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성규기자 sungg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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