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공공입찰 나눠먹기’ 中企조합 전면감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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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이 조달 참여업체 자격 인증… 특정社 밀어주기 등 입찰비리 주도
감사원, 중기중앙회도 감사 착수

감사원이 정부와 공기업 등에 물품을 공급하는 ‘공공조달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소기업중앙회와 소속 조합들에 대한 전면 감사에 착수했다. 한 해 114조 원에 달하는 공공조달시장을 정상화하기 위한 조치다.

7일 조달청과 중기중앙회에 따르면 감사원은 올 2월 초부터 대기업의 참여가 금지되는 ‘중소기업 간 경쟁제품’ 관련 234개 중소기업협동조합(이하 중기조합)과 중기중앙회에 대한 집중 감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중기조합은 무대장치, 빌딩자동제어장치 등 204개 품목별로 중소기업들이 설립한 협동조직이다. 회원사들이 공공조달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곳인지를 확인해주는 권한(일명 ‘직접생산확인서 발급권’)을 갖고 있어 중소기업들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대하다고 알려졌다. 중기중앙회는 공공기관은 아니지만 ‘특별단체’로 감사 대상이며 산하 조합 역시 국가업무를 위탁 수행하고 있어서 관련 업무에 대해 수감의무가 있다.

중소기업 간 경쟁제품 조달시장 규모는 약 30조 원으로 전체 공공조달시장에서 약 26%를 차지한다. 이 제도는 당초 중소기업만 참여하도록 제한함으로써 중소기업을 보호한다는 취지로 도입됐지만 중기조합과 일부 중소기업의 이익만 보장한다는 민원이 끊이질 않았다.

실제로 감사원은 감사 결과 중기조합이 중소기업 간 경쟁제품 조달입찰 과정에 직접 참여하거나 직접생산확인서 발급권을 이용해 △입찰 나눠 먹기 △직접생산확인서 남발 △스펙 알박기(특정 업체를 밀어주기 위해 입찰 시 특정 자격을 요구하는 것) 등과 같은 불공정 입찰을 주도한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발주 기관과 특정 업체가 유착해 다른 업체들을 들러리 세우는 일도 여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 관계자는 “감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중소기업 간 경쟁제품 조달제도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작업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공공입찰#감사#밀어주기#중기중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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