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제때 한국 방문 유커들 여행-쇼핑 트렌드 살펴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17일 03시 00분


코멘트

남산타워 꼭 찾고 삼계탕 즐겨… 제일기획 中 자회사 데이터 분석

올해 1월과 중국 설 명절인 춘제 기간(2월 7∼13일)에 한국에 온 중국인 관광객(유커)들은 남산N서울타워를 가장 많이 찾았다. 예전에는 고깃집을 많이 갔지만 올해에는 삼계탕 식당에서 식사를 더 많이 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유커들은 백화점에서 해외 명품을 많이 샀다. 그렇지만 올해에는 봉지라면 같은 한국 제품을 찾는 유커가 크게 늘었다.

유커의 한국 여행과 쇼핑 트렌드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16일 제일기획의 중국 디지털마케팅 자회사인 펑타이(鵬泰)와 각 유통업계가 내놓은 ‘춘제 결산’ 자료를 통해 알 수 있다.

○ 드라마 촬영지는 여전히 최고 명소

펑타이는 1월 중순부터 춘제 연휴 마지막 날인 2월 13일까지 한국을 방문한 유커들이 검색한 15만여 건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이 기간에 유커들이 가장 많이 찾은 곳은 남산N서울타워였다. 남산타워는 지난해에도 1위를 차지했다. 남산타워가 중국에서 인기를 끈 한국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필수 관광 코스로 자리를 잡은 것이다. 2위는 명동, 3위는 북촌 한옥마을이었다.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리조트는 6위에 올랐다. 유커들이 서울 교외로 여행 공간을 넓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경기 가평 남이섬과 청평 테마공원 쁘띠프랑스도 100위 안에 들었다.

유커가 가장 많이 찾은 식당은 삼계탕 전문점이었다. 삼계탕 전문점은 지난해 9위에서 올해 1위로 순위가 껑충 뛰어올랐다. 유커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리커창 중국 총리가 삼계탕을 높이 평가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업체 측의 분석이다. 반면 지난해 1위였던 고깃집은 8위로 추락했다. 올해 2위는 한식 전문점이 차지했다. 치맥의 인기는 여전해 치킨 전문점은 지난해 8위에서 올해 7위로 한 단계 올랐다.

○ “한국 제품 좋아요”

예전에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단체로 백화점을 방문해 샤넬, 루이뷔통 등 유명 수입 명품 브랜드를 싹쓸이할 때가 많았다. 올 춘제 기간에는 이런 경향이 크게 줄었다. 그 대신 한국산 제품을 찾는 유커가 크게 늘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유커들이 일행에 휩쓸려 쇼핑하지 않고 필요한 것만 사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에서는 국내 선글라스 브랜드인 젠틀몬스터가 카르티에 샤넬 등을 제치고 판매 순위 3위에 올랐다. 젠틀몬스터는 유커에게 인기가 많아 롯데백화점 본점에서만 월평균 1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현대백화점에서 구매한 상위 10개 품목 중에는 국내 업체인 한섬의 여성의류 브랜드 타임이 9위에 올랐다. 종전에는 상위 10개 품목이 모두 해외 명품 브랜드 제품이었다.

대형마트에서는 봉지라면의 판매가 크게 늘었다. 특히 국내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오뚜기 진짬뽕, 농심 맛짬뽕 등 짬뽕라면을 찾는 유커가 많았다. 주로 김이나 초콜릿을 찾았던 마트 쇼핑 트렌드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유커들의 국내 여행과 쇼핑 트렌드가 바뀌는 것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활용하는 자유여행객이 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중국 현지에서 블로그 등을 통해 한국에서만 살 수 있는 제품 정보를 미리 파악하고, 원하는 곳을 찾아 여행을 한다는 것.

최원준 펑타이코리아 지사장은 “한류 영향을 받은 중국인들이 한국을 방문해 한국 사람들의 문화나 먹거리를 찾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으며 이런 식의 여행과 쇼핑 트렌드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백연상 baek@donga.com·김성모 기자
#유커#여행#쇼핑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