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통장 ISA, 은행도 ‘일임형’ 판매… 온라인 가입 가능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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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4일 출시 앞두고 선택권 확대

금융당국이 3월 14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출시를 앞두고 증권사뿐 아니라 은행에도 일임형 ISA 판매를 허용하기로 했다. 또 일임형 ISA의 경우 굳이 은행이나 증권사 지점을 방문할 필요 없이 온라인으로도 가입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는 14일 이런 내용의 ‘국민 재산을 늘리기 위한 ISA 활성화 방안’을 내놨다. ISA를 판매하는 은행과 증권사 간 ‘칸막이’를 허무는 게 주된 내용으로, ISA 고객을 모시기 위한 금융회사 간 경쟁이 한층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ISA 상품은 크게 신탁형과 일임형 2가지 종류로 나뉜다. 일임형 상품은 가입자가 구체적인 운용지시를 내리지 않아도 금융회사가 알아서 포트폴리오를 결정하고 편입 상품을 교체하는 것이 가능하다. 반면 신탁형은 금융회사가 자문은 제공할 수 있지만 최종적으로 어떤 상품을 계좌에 담을지에 대한 결정은 투자자가 직접 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은행에 투자일임업이 일절 허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일임형 ISA 역시 판매가 어려울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고심 끝에 은행에도 일임형 상품 판매를 허용하기로 했다. 은행에서 신탁형 ISA만 가입할 수 있다면 이는 투자자들의 선택권을 줄여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다음 달 초 은행업 감독규정을 개정하고 은행들을 대상으로 ISA에 한해 투자일임업 등록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3월 말이면 은행에도 투자일임형 ISA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자격이 생긴다.

일임형 ISA는 온라인 가입도 가능해진다. 금융당국은 일임형 ISA에 대해서는 금융회사에 방문하지 않고도 ISA 가입부터 해지까지 전 과정을 온라인상에서 ‘원스톱’으로 지시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계획이다. 단 신탁형의 경우에는 지금까지처럼 금융회사를 방문해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회사에 운용을 아예 맡기는 일임형과 달리 신탁형의 경우에는 투자자가 결국 1:1로 최종 운용지시를 내려야 한다”며 “신탁형까지 온라인 가입을 허용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이번 조치로 투자의 편의성이 크게 높아지는 만큼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보고 일임형 ISA에 대한 투자자 보호 장치를 강화할 계획이다. 일임형 ISA를 판매하는 금융사는 투자자 유형을 5개(초저위험, 저위험, 중위험, 고위험, 초고위험) 이상으로 구분해야 하며 고객 성향을 분석한 뒤 최소 2개의 ‘모델 포트폴리오’를 제시해야 한다. 또 분산투자를 위해 특정 금융상품의 편입비중이 30%를 못 넘게 할 방침이다. 온라인으로 일임형 ISA에 가입한 고객에게는 판매 금융회사가 의무적으로 동영상 교육(5분 내외)을 제공하고 계약 후 3일 이내 가입 내용을 가입자에게 재확인하는 ‘해피콜’을 걸어야 한다.

당국의 결정에 금융권은 희비가 엇갈린 표정이다. 사업 영역이 넓어진 은행권은 환영하고 나선 반면 증권업계에선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금융당국의 결정을 대승적으로 수용한다”면서도 “이번 은행의 투자일임 허용은 ISA 상품에 한정한 것으로 전면적 투자일임업 허용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황 회장은 “진짜 승부는 운용 실력에서 판가름 날 것”이라며 “금융투자업계가 오랜 경험과 전문성을 살려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장윤정 yunjung@donga.com·한정연 기자
#만능통장#i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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