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막한 세계경제포럼(WEF)에서 “글로벌 경제가 회복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파생된 3차 위기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는 경제학자들의 진단이 나왔다. 글로벌 경제를 강타한 신흥국의 ‘머니 엑소더스’와 중국 경제의 구조적 리스크, 국제유가 폭락과 글로벌 부채 위기 등 발등의 불인 ‘변동성 확대’가 WEF에서 논의되는 사안이다. 다보스의 글로벌 리더들은 위기를 극복할 대안으로 ‘4차 산업혁명’을 강조했다.
18세기 증기기관에 의한 기계화가 1차, 20세기 초 대량생산 방식이 2차, 20세기 후반 컴퓨터와 인터넷이 가져온 혁신이 3차라면 4차는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이 만들어낼 새로운 산업혁명이다. 인공지능로봇, 사물인터넷(IoT), 모바일, 3차원(3D) 프린터, 무인자동차, 나노 및 바이오기술, 재료과학, 양자컴퓨터 공학을 응용한 새로운 제품이 고난도 문제의 해결사로 등장한다. 산업과 사회, 통치시스템은 물론이고 사는 방식까지 혁명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은 효율과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높일 수 있지만 ‘일자리 쇼크’가 크다는 점에서 잠재적 위협이다. WEF는 ‘미래고용 보고서’에서 4차 산업혁명으로 향후 5년간 일자리가 500만 개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 작년 7월 일본 테마파크 하우스텐보스에서 프런트 접수부터 짐 옮겨주는 포터까지 로봇이 대신하는 호텔이 문을 연 것처럼 일자리 쇼크의 1차 피해자는 중급 숙련 사무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스위스 최대 은행 UBS의 악셀 베버 회장은 다보스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에 가장 중요한 것이 노동시장 유연성”이라며 “노동개혁에 실패한 국가는 도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UBS가 평가한 ‘4차 혁명에서 잘 적응할 나라’에서 한국은 중위권인 25위다. 가장 중요한 노동시장 유연성에선 바닥권인 83위를 면치 못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0일 사물인터넷 3D프린터 드론 발광다이오드(LED)램프 등 6개 사업 부문 40개 신사업이 법적 규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세계 주요 국가는 빛의 속도로 내달리는데 우물 안에 갇힌 사람들 때문에 주춤거리다 한국은 4차 산업혁명의 지진아가 될 것 같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