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미국 제로금리 시대가 7년 만에 마감됐다. 미국 기준금리가 종전 0∼0.25%에서 0.25%포인트 높아지자 세계 각국의 통화 당국은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시차는 다소 있겠지만 국내 시중금리도 점차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금리인상기에 여유자금을 관리하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시중금리 상승에 연동해서 움직이는 금리 상품을 활용하자. 공시이율이 적용되는 장기 저축성 보험은 금리가 오르는 시기에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 공시이율은 국채와 회사채 등의 금리를 반영해 매월 산정하기 때문에 시중 금리가 오르면 공시이율도 자연스럽게 상승한다. 공시이율은 금리 상승을 알아서 반영하기 때문에 오르는 금리에 올라타기 위해 기존 예금을 해지하고 신규 예금으로 갈아타는 수고를 덜 수 있다.
또한 5년 이상 납입, 10년 이상 유지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비과세 혜택을 받아 세금을 아낄 수 있다. 물론 시중금리가 하락하면 공시이율도 떨어지지만 최저보증 이율이라는 안전장치를 둘 수 있다. 시중금리가 아무리 떨어져도 최저보증 이율은 확보할 수 있으므로 예기치 못한 금리 변동에도 안심할 수 있는 것이다.
둘째, 안정성을 확보하되 수익성도 도모할 수 있는 상품을 선택하자. 미국 금리인상은 기대와 우려를 동반한다.
미국 금리인상은 곧 미국의 경기회복을 뜻하므로 세계 경제에 발휘하는 순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동시에 신흥시장으로부터의 자금 이탈을 가져와 글로벌 금융시장을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
기회와 위기가 상존할 때에는 일부 수익성을 추구하면서 안정성을 보강할 필요가 있다. 혼합형 펀드나 자산배분 펀드는 자산의 일정 부분을 안전한 채권에 투입해 안정성을 확보하고 나머지 부분은 주식에 투자해 수익성을 도모한다.
주가가 하락할 경우 주식형에 비해 손실 폭이 적고 채권 투자에 따른 이자소득도 얻는 반면, 주가가 상승하면 채권형이나 예금에 비해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원금보존형 파생결합증권(DLS)도 원금은 지키면서 기초자산의 가격 변화에 따른 수익을 취할 수 있다.
셋째, 절세 상품을 활용해서 세후 수익률을 높이자. 내년에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와 해외주식 투자전용펀드가 새롭게 도입된다.
ISA는 예금, 채권, 펀드, DLS 등 다양한 상품을 담을 수 있는 ‘금융상품 바구니’다. 매년 2000만 원 한도로 5년간 최대 1억 원을 투자할 경우 발생한 수익 중 200만 원까지는 비과세되고 이를 초과한 수익에 대해서는 9.9% 분리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의무가입 기간은 5년이며 연 소득 5000만 원 미만인 근로소득자와 3500만 원 미만인 사업소득자의 경우 비과세 혜택은 250만 원으로 늘어나고 의무가입 기한은 3년으로 줄어든다.
해외주식 투자전용펀드도 가입일로부터 10년 동안 해외주식 매매차익과 환차익이 비과세 된다. 가입금액 한도는 1인당 3000만 원이며 2017년까지 가입할 수 있는 한시 상품이다.
마지막으로 대출 비용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금리 상승은 예금자나 투자자에게는 이자수익 증가를 의미하지만 대출자에게는 부채비용 증가를 뜻하기 때문이다.
불필요하거나 부문별한 대출은 자제하고, 조금이라도 이자를 줄일 수 있는 대출 상품으로 갈아타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투자환경의 변화를 인식하고 적합한 자산으로 충분히 준비한다면 미국 금리인상기의 자산관리도 그리 어렵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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