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손보 김남옥씨, 또 파격 승진… 최초-최고 달고다닌 ‘보험왕’
2014년 상무보 승진 1년만에 특진… “제2, 제3의 김남옥 나오게 만들것”
아들 둘을 둔 엄마이자 아내, 중풍에 걸린 시할머니를 모셔 효부상까지 받은 종갓집 맏며느리.
6일 한화그룹 임원인사에서 승진한 김남옥 한화손해보험 상무(60·사진)가 1992년 보험 영업에 뛰어들었을 때의 이야기다. 1970년 경남 하동 양보중학교를 졸업한 그는 22세의 어린 나이에 결혼했다. 시부모 공경하고 밥하고 빨래하는 것만을 생각해왔던 김 상무는 37세에 신동아화재(한화손보의 전신)에 보험설계사로 들어갔다. “집에만 파묻혀 있으면 누가 널 알아주겠느냐”는 사촌언니의 말에 충격을 받고 시작한 일이었다.
김 상무는 6일 동아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전업주부에 중졸 출신이었다. 보험설계사는 그나마 ‘누구나 도전해볼 수 있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유리천장’을 깨고 임원까지 올라갈 거라는 생각은 못했다.
김 상무는 ‘최초’와 ‘최고’ 타이틀을 달고 다녔다. 지난해 3월에는 한화손보 최초의 여성 임원(상무보)이 됐다. 한 번만 받아도 가문의 영광이라고 하는 연도대상을 11번이나 받았다. 연도대상은 매년 전년 실적을 기준으로 우수 보험설계사에게 주는 상이다. 대리, 과장도 특진했고 차장, 부장도 1년 만에 특진했다. 상무보에서 상무가 된 것도 불과 1년 9개월 만이다. 대졸 출신들과의 경쟁에서 이뤄낸 성과다. 김 상무는 “한화그룹이 학벌 나이 성별 차별을 절대 하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철저히 현장과 성과 중심으로 인사를 하는 회사 덕분에 내가 이만큼 왔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검정고시도 준비하려다 일찌감치 마음을 접었다. 그는 “없어도 그만인 액세서리 같은 학벌을 따기 위해 시간 낭비하지 말고 차라리 현장을 더 뛰자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비록 중졸이지만 지금은 모두 나를 화려하게 보지 않느냐”며 웃었다. 금융 관리직은 이른바 일류대 출신이 많지만 김 상무는 2013년 부산지역본부장, 경인지역본부장 등을 거쳐 이달 12월에는 강남지역본부장까지 맡았다.
‘1%의 가능성만 있어도 포기하지 말라.’ 김 상무가 좌우명으로 삼고 후배들에게도 늘 강조하는 말이다. 김 상무는 “미리 한계를 긋지 않고 간절한 꿈이 있다면 반드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꿈은 제2, 제3의 김남옥을 계속 만드는 것이다. 그는 “특히 여직원들은 내 사례를 참조해서 우리 회사가 성과만 본다는 것을 믿고 많이 도전했으면 좋겠다”며 “다른 회사도 명문대 출신이 아닌 사람에게 많은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 한화그룹 114명 임원 승진 ▼
한화그룹은 6일 114명을 승진시키는 2016년도 정기 임원 인사를 냈다. 이번 인사는 3년 만에 최대 규모다. 삼성과의 빅딜로 한화에 합류된 한화토탈 한화테크윈 한화탈레스(15명), 3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낸 한화큐셀(8명), 시내 면세점 사업권을 따낸 한화갤러리아(4명)에서 승진자가 많이 나왔다. 한화는 “태양광과 시내 면세점 등 신사업 분야에서 성과를 이룬 인사, 새 식구가 된 방산·유화부문의 우수 인력을 대거 발탁했다”고 말했다.
다만 사장으로의 승진 인사는 없다. 부사장(4명) 전무(10명) 상무(36명) 상무보(57명) 전문위원(7명)으로의 승진이 집중됐다. 한화 측은 “미래를 위한 중간 경영진은 강화하는 한편 경영 긴장감을 늦추지 않기 위해 사장으로의 승진이 없는 하후상박(下厚上薄)형 인사”라고 설명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