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중졸 女상무… 유리천장 깬 宗婦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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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손보 김남옥씨, 또 파격 승진… 최초-최고 달고다닌 ‘보험왕’
2014년 상무보 승진 1년만에 특진… “제2, 제3의 김남옥 나오게 만들것”

아들 둘을 둔 엄마이자 아내, 중풍에 걸린 시할머니를 모셔 효부상까지 받은 종갓집 맏며느리.

6일 한화그룹 임원인사에서 승진한 김남옥 한화손해보험 상무(60·사진)가 1992년 보험 영업에 뛰어들었을 때의 이야기다. 1970년 경남 하동 양보중학교를 졸업한 그는 22세의 어린 나이에 결혼했다. 시부모 공경하고 밥하고 빨래하는 것만을 생각해왔던 김 상무는 37세에 신동아화재(한화손보의 전신)에 보험설계사로 들어갔다. “집에만 파묻혀 있으면 누가 널 알아주겠느냐”는 사촌언니의 말에 충격을 받고 시작한 일이었다.

김 상무는 6일 동아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전업주부에 중졸 출신이었다. 보험설계사는 그나마 ‘누구나 도전해볼 수 있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유리천장’을 깨고 임원까지 올라갈 거라는 생각은 못했다.

김 상무는 ‘최초’와 ‘최고’ 타이틀을 달고 다녔다. 지난해 3월에는 한화손보 최초의 여성 임원(상무보)이 됐다. 한 번만 받아도 가문의 영광이라고 하는 연도대상을 11번이나 받았다. 연도대상은 매년 전년 실적을 기준으로 우수 보험설계사에게 주는 상이다. 대리, 과장도 특진했고 차장, 부장도 1년 만에 특진했다. 상무보에서 상무가 된 것도 불과 1년 9개월 만이다. 대졸 출신들과의 경쟁에서 이뤄낸 성과다. 김 상무는 “한화그룹이 학벌 나이 성별 차별을 절대 하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철저히 현장과 성과 중심으로 인사를 하는 회사 덕분에 내가 이만큼 왔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검정고시도 준비하려다 일찌감치 마음을 접었다. 그는 “없어도 그만인 액세서리 같은 학벌을 따기 위해 시간 낭비하지 말고 차라리 현장을 더 뛰자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비록 중졸이지만 지금은 모두 나를 화려하게 보지 않느냐”며 웃었다. 금융 관리직은 이른바 일류대 출신이 많지만 김 상무는 2013년 부산지역본부장, 경인지역본부장 등을 거쳐 이달 12월에는 강남지역본부장까지 맡았다.

‘1%의 가능성만 있어도 포기하지 말라.’ 김 상무가 좌우명으로 삼고 후배들에게도 늘 강조하는 말이다. 김 상무는 “미리 한계를 긋지 않고 간절한 꿈이 있다면 반드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꿈은 제2, 제3의 김남옥을 계속 만드는 것이다. 그는 “특히 여직원들은 내 사례를 참조해서 우리 회사가 성과만 본다는 것을 믿고 많이 도전했으면 좋겠다”며 “다른 회사도 명문대 출신이 아닌 사람에게 많은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 한화그룹 114명 임원 승진 ▼

한화그룹은 6일 114명을 승진시키는 2016년도 정기 임원 인사를 냈다. 이번 인사는 3년 만에 최대 규모다. 삼성과의 빅딜로 한화에 합류된 한화토탈 한화테크윈 한화탈레스(15명), 3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낸 한화큐셀(8명), 시내 면세점 사업권을 따낸 한화갤러리아(4명)에서 승진자가 많이 나왔다. 한화는 “태양광과 시내 면세점 등 신사업 분야에서 성과를 이룬 인사, 새 식구가 된 방산·유화부문의 우수 인력을 대거 발탁했다”고 말했다.

다만 사장으로의 승진 인사는 없다. 부사장(4명) 전무(10명) 상무(36명) 상무보(57명) 전문위원(7명)으로의 승진이 집중됐다. 한화 측은 “미래를 위한 중간 경영진은 강화하는 한편 경영 긴장감을 늦추지 않기 위해 사장으로의 승진이 없는 하후상박(下厚上薄)형 인사”라고 설명했다.

◇㈜한화 <화약부문 승진> ▽부사장 최양수 ▽상무 김태백 이호철 ▽상무보 이철웅 <방산부문 승진> ▽부사장 이태종 ▽상무 김철 홍현록 ▽상무보 강진규 박종국 양재찬 최병오 최원균 ▽연구임원(상무) 김주성 ▽연구임원(상무보) 이원복 조승환 <무역부문 승진> ▽상무 이영호 ▽상무보 이용경 전만준 <기계부문 승진> ▽부사장 김연철 ▽상무 김윤섭 전병관 ▽상무보 김용대 박성배

◇한화케미칼 <승진> ▽전무 김형준 유영인 ▽상무 김성용 권기영 노재덕 이인재 임호상 ▽상무보 강태구 박상욱 신광빈 정광교 조병남 ▽연구임원(상무) 김동옥 이상욱 ▽연구임원(상무보) 이성우 ▽전문위원(상무보) 장래향

◇한화큐셀 ▽전무 김동관 김상훈 신지호 이구영 ▽상무 박승덕 서정표 홍정의 ▽상무보 윤주

◇한화첨단소재 ▽상무 김문태 이경찬 ▽상무보 오호진 최영복 ▽연구임원(상무보) 유환조

◇한화에너지 ▽부사장 권혁웅 ▽상무 이경종 정진상 ▽전문위원(상무보) 오경태

◇한화토탈 ▽전무 강희만 ▽상무보 서창석 윤해섭 최종영 홍종수

◇한화테크윈 ▽상무
김우석 ▽상무보 김영대 곽종우 윤택윤 장찬 ▽연구임원(상무보) 신영욱 신종섭 류시양

◇한화탈레스 ▽연구임원(상무보) 정성헌 ▽전문위원(상무보) 정경영

◇한화갤러리아 ▽전무 유제식 ▽상무 홍원석 ▽상무보 김영훈 신동일

◇한화S&C ▽전무 김기한 ▽상무보 성백선 ▽전문위원(상무) 정석열

◇한화63시티 ▽상무보 양진석

◇한화역사 ▽상무 신동진

◇한화생명 ▽상무 박상빈 백종헌 이경근 ▽상무보 김상주 권혁준 민정기 문정근 문희수 ▽전문위원(상무보) 송우영

◇한화손해보험 ▽전무 조성원 ▽상무 강창완 김남옥 이종철 ▽상무보 김민기 성시영 우영진 이재우 최기진 한성수

◇한화자산운용 ▽상무
배종진 ▽상무보 이승우 정용욱

◇한화저축은행 ▽상무 남대성

◇한화건설 ▽상무 민현압 이원주 이대우 ▽상무보 김건호 이우근 이종훈 전승호 한용문 ▽전문위원(상무보) 이강훈 전명학

◇한화도시개발 ▽상무보 최성순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한화손해보험#김남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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