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당 최고 7000만원…‘해운대 엘시티 더샵’ 청약 마감, 경쟁률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15일 16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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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당 최고 7000만 원의 분양가와 국내 최고층(85층) 아파트로 관심을 모은 부산 해운대구 중동 ‘해운대 엘시티 더샵’의 분양이 최고 73대1의 경쟁률을 보이며 청약 1순위에서 마감됐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 아파트 분양을 계기로 고급 주택에 대한 잠재수요가 터져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방 아파트 분양시장의 과열을 보여주는 ‘분양가 거품’일 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5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총 839채(특별공급 제외)를 분양한 ‘엘시티 더샵’ 1순위 청약에 1만4450명이 몰려 평균 17.2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국내 분양 사상 최고가였던 전용면적 244㎡ 펜트하우스 6채에 245명이 신청했고 이 중 선호도가 높았던 ‘244㎡B’형 2채에는 146명이 몰려 73.0대1의 최고 경쟁률을 나타냈다.

엘시티 더샵은 전용면적이 144㎡를 넘기 때문에 청약통장 예치금이 1500만 원 이상인 부산 거주자만 청약이 가능했다. 분양대행을 맡은 이윤상 ㈜유성 대표는 “부산에서 1500만 원 이상 예치금 청약통장을 가진 사람이 약 4만 명이기 때문에 통장 보유자 10명 중 4명꼴로 엘시티 청약을 신청한 셈”이라고 말했다.

엘시티 분양가(3.3㎡당 평균 2700만 원)는 해운대구 평균 아파트 매매가(3.3㎡당 1004만 원)의 갑절을 훨씬 넘을 정도로 비싼 편이다. 이 때문에 분양 초기 수요자 모집에 성공할 지 반신반의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본보기집 개관을 준비하던 이달 초만 해도 엘시티 측은 “분양가를 감안하면 엘시티의 2대1 경쟁률은 다른 아파트의 20대1과 비슷하다”며 조심스러워했다. 하지만 올 1~9월 평균 경쟁률이 80.0대1일 정도로 뜨거운 부산의 청약 열기가 이런 우려를 잠재웠다.

회사 측은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을 끼고 있다는 점과 초고급 주택에 대한 수요가 맞물려 높은 인기를 얻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엘시티 관계자는 “2000년대 후반 이후 해운대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로 부유층이 몰렸지만 최근 4~5년간은 고급주택 공급이 사실상 이뤄지지 않아 잠재적 수요가 쌓였다”며 “청약 신청자의 절반 이상을 실수요자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투기수요가 가세하면서 부산 대구 등의 청약 열기가 지나치게 뜨거워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 1~8월 부산의 분양권 거래량은 2만7842건으로 경기도(3만8456건)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았다. 청약 신청자 상당수가 시세 차익을 노린 투자자들로 당첨된 뒤 웃돈을 붙여 분양권을 파는 전매를 노리고 있다고 추측할 수 있는 근거다. 이 때문에 고급 아파트를 중심으로 과열된 투자열기가 다른 곳으로 번지면서 이 지역의 전체 아파트 분양가를 끌어 올리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고급 펜트하우스가 일반 주택과 차별화된 특수한 상품이긴 해도 높은 가격이 시장 전체를 자극할 우려는 있다”며 “분양 열기에 편승해 달아오른 수요가 냉각된 과거 사례가 있었던 만큼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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