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카페]中관광객 줄어들라… 법무부 입만 보는 항공업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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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규·산업부
김성규·산업부
요즘 항공업계는 법무부의 눈치를 살피느라 분주하다. 정부가 7월 6일부터 중국 단체 관광객에게 한시적으로 적용한 비자 수수료 면제가 이달 말로 끝나기 때문이다. 정부는 당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충격’으로 침체된 내수 경기를 살리기 위해 비자 수수료를 면제했다.

항공업계는 이 수수료 면제를 올해 말까지 연장해 달라고 정부에 건의했다. 메르스 사태의 여파로 항공업계의 타격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올해 5월만 해도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월 62만 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20%가량 늘었다. 하지만 메르스가 본격화한 6월에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32만 명으로 곤두박질쳤다. 지난해에 비해 무려 45.1%가 감소한 수치다. 메르스 공포가 가장 극심했던 7월에는 감소율이 63.1%나 됐다. 중국인 관광객 수는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항공업계는 9∼12월에만 중국인 관광객이 지난해보다 평균 30%가 넘는 135만 명이 감소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반면 일본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은 2배 이상으로 늘었다. 한국이 메르스 직격탄을 맞은 6월 일본의 지난해 대비 월간 방문자 수 증가율은 167.2%에 달했다. 지난해 17만 명이던 월간 관광객 수가 46만 명이 됐다. 중국인들은 그간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문제 등으로 일본 관광을 기피했다. 그러나 엔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다시 일본을 찾기 시작했다. 여기에 한국의 메르스 사태가 더해져 일본은 관광 특수를 톡톡히 누리게 됐다.

메르스 사태 종식 선언을 앞두고 있던 12일 메르스 양성 판정 환자가 또 발생하면서 한공업계는 다시 고민에 빠졌다. 여름 같은 메르스 공포가 다시 퍼질 경우 항공업계에 치명적 타격이 될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나마 이제껏 실적을 뒷받침해준 국제유가마저 꿈틀거리고 있어 항공업계는 잔뜩 긴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그나마 중국인 관광객을 끌어오는 유인책인 단체 비자 수수료 면제 혜택까지 사라질까 봐 울상을 짓고 있는 것이다.

국정감사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임내현 의원이 “비자 수수료 면제를 올해 말까지 연장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관광객 유치와 국가경제에 미치는 효과를 다각도로 검토해 연장 여부를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법무부는 이르면 이번 주 중 면제 연장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관광객 한 사람이 면제받는 비자 수수료는 15달러(약 1만7000원). 중국인 관광객 1명이 쓰고 가는 돈이 이보다는 많지 않을까.

김성규·산업부 sunggyu@donga.com
#법무부#유커#항공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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