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日계열사 5곳 대표서도 해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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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곳 중 1곳 - 광윤사 대표만 유지
신동빈, L투자사 12곳 단독대표로… 辛회장 사과회견 전날 등기변경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달 28일 아버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을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에서 해임한 후 사흘 뒤인 31일 일본 롯데 5개 계열사와 한일 롯데를 지배하는 L투자회사 대표이사직에서도 모두 해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동아일보가 12일 일본 법무성 등기서비스 홈페이지에서 확인한 일본 롯데그룹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아버지 신 총괄회장이 대표로 있던 ㈜롯데, 롯데상사, 롯데물산, 롯데아이스, 롯데부동산 등 계열사 5곳에 ‘시게미쓰 다케오(重光武雄·신 총괄회장의 일본 이름) 7월 31일 해임’이라고 적혀 있었다. ㈜롯데의 경우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롯데홀딩스 사장이 단독 대표로 표기돼 있는 등 나머지 계열사들도 신동빈 회장의 측근인 일본인들이 단독 대표로 올라 있었다. 이로써 창업주인 신 총괄회장은 일본 롯데 계열사 15곳 중 14곳에서 대표를 맡지 않게 됐다. 신 총괄회장이 대표로 남아 있는 계열사는 야구단인 지바 롯데 마린스뿐이다.

한편 L투자회사 9곳(1∼3, 7∼12) 등기부등본에도 ‘시게미쓰 다케오 7월 31일 해임’이라고 적혀 있었으며 신동빈 회장이 단독 대표이사로 표기돼 있었다. 신 회장은 이미 L투자회사 3곳의 대표를 맡고 있어 새로 취임한 9곳을 합치면 12곳 모두의 단독대표가 됐다. L투자회사는 한국 롯데의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의 지분 72.65%를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한국 롯데그룹을 지배하고 있는 회사들이다.

이 같은 롯데 계열사와 투자사들의 대표이사 등기 변경 신청 날짜는 8월 10일로 표기되어 있었다. 신동빈 회장은 다음 날인 11일 두 번째 대국민 사과 및 지배구조 개선 기자회견을 했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은 서류상으로 양국 롯데의 공식 대표가 된 뒤 기자회견을 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장남인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7일 밤 급히 일본에 갔다가 11일 귀국한 것도 이 같은 사태에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 신 총괄회장이 대표이사로 있는 일본 롯데 관련 회사는 지바 롯데 마린스와 광윤사(光潤社)다. 광윤사는 롯데홀딩스의 주식 3분의 1을 보유하고 있어 신동빈 체제가 통과해야 할 마지막 관문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신격호#대표#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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