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공격투자로 ISA 절세효과 높여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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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재테크 필수항목으로 관심

금융권에서 내년에 도입되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투자만 합리적으로 한다면 연령대나 소득수준에 관계없이 골고루 절세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설계돼 거의 모든 가정이 하나쯤은 가입할 만한 ‘국민 재테크 수단’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ISA가 상대적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즐기는 20, 30대에 알맞은 상품인 동시에 세금에 민감하고 보수적인 성향을 갖고 있는 고소득 중장년층의 관심을 충분히 끌 수 있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만 세금 혜택의 수준이 당초 기대했던 것에 다소 못 미치고 포트폴리오에 담을 수 있는 금융상품의 종류가 현실적으로 제한돼 있다는 것은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 때문에 관련 시장이 기대만큼 성장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 “공격적 투자로 절세 혜택 극대화해야”


ISA는 수익과 손실을 합산해 과세하는 특성상 고위험·고수익 상품을 일정 수준 이상 섞는 게 유리하다. 고수익 상품으로 이익을 내면 그만큼 세금 혜택이 커지게 되고, 설령 손실을 보더라도 다른 상품에서 얻는 이익에 붙는 세금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점 때문에 ISA가 현재 저금리 상황에서 공격적인 투자에 더 적합한 금융상품이라고 말한다. 특히 결혼이나 주택구입 자금 등 종잣돈을 마련해야 하는 20대와 30대 초반의 사회 초년생들은 ISA 내 고위험 상품의 편입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서재연 KDB대우증권 PBClass갤러리아 이사는 “젊은층은 ISA를 예·적금 등에만 활용하기보다는 신흥시장의 주식형 펀드나 선진국 헬스케어 펀드 등 높은 위험을 감수하며 높은 수익을 기대해볼 수 있는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30, 40대는 은퇴 후 자금 마련도 병행해야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송승영 하나은행 압구정PB센터 팀장은 “기대수익률이 높은 주가연계증권(ELS) 등에 투자해 고수익을 추구하면서도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짜 안정성도 가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노후자금을 지켜야 하는 장·노년층 가입자들은 원금 손실 위험이 적은 예·적금과 채권형, 채권혼합형 펀드의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ISA는 금융소득이 연 2000만 원에 육박하는 고액 자산가에게도 좋은 ‘세테크’ 상품이 될 수 있다. 소환영 우리은행 개인영업전략부 부부장은 “비과세 혜택은 200만 원으로 다소 적지만 분리 과세가 적용되기 때문에 ISA는 금융소득종합과세의 경계에 있는 자산가들에게도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 금융권 대응 전략 마련에 박차

하지만 ISA가 기대보다 파급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주부나 은퇴생활자 등은 가입 대상에서 제외된 데다 세제 혜택을 받으려면 5년 동안 자금을 묶어둬야 하는 등 제약이 많기 때문이다.

세제 혜택의 규모가 기대했던 것보다 작다는 아쉬움도 있다. 예를 들어 5년간 ISA에 1억 원을 투자해 1500만 원의 수익을 올렸을 경우 절약할 수 있는 세금은 100만 원 정도로 원금의 1%에 불과하다. 이 정도 세제 혜택을 보려고 5년간 자금을 묻어두는 투자자가 많을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ISA의 ‘바구니’에 주식형펀드를 담을 유인이 떨어진다는 점도 문제다. 국내 주식형펀드는 원래부터 매매 차익이 비과세였고 해외 주식형펀드는 내년부터 1인당 3000만 원까지 세금을 내지 않는 해외주식 투자전용펀드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예·적금은 금리가 낮아 절세 효과가 크지 않고 국내 주식형펀드는 절세 효과가 없다”며 “ISA는 해외 상장지수펀드(ETF)나 ELS를 위한 계좌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회사들은 이런 한계에도 ISA가 가진 광범위한 혜택 때문에 재테크 포트폴리오를 처음부터 새로 짜는 고객이 많을 것으로 보고 발 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시중자금의 대이동(머니 무브)이 가속화되면 저금리로 침체된 금융권에 기회가 된다고 보는 것이다.

삼성증권 대우증권 등 증권사들은 고객들의 투자 성향, 연령대 등에 맞춘 다양한 ISA 포트폴리오 개발에 나서고 있다. 국민 신한 하나 등 시중은행들도 별도의 태스크포스(TF)를 꾸리거나 협의체를 가동하는 등 대응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박민우 minwoo@donga.com·정임수 기자
#isa#활용법#절세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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