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화재 “동남아 보험시장으로 가자”…업계 최초 글로벌 인턴 채용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30일 16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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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동부화재 글로벌 인턴 2기로 입사한 국내 외국인 유학생들이 21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동부금융센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아장 르크마야나 씨(22·인도네시아), 천인 씨(22·중국), 뜨란 티 몽 트엉 씨(26·베트남), 수 미아트 나잉 씨(25·미얀마), 쿠이 찬피룸 씨(23·캄보디아).양회성기자 yohan@donga.com
1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동부화재 글로벌 인턴 2기로 입사한 국내 외국인 유학생들이 21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동부금융센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아장 르크마야나 씨(22·인도네시아), 천인 씨(22·중국), 뜨란 티 몽 트엉 씨(26·베트남), 수 미아트 나잉 씨(25·미얀마), 쿠이 찬피룸 씨(23·캄보디아).
양회성기자 yohan@donga.com
“동남아 보험시장으로 가는 길은 우리가 안내할 수 있어요. 현지인에게 맞는 상품을 개발하려면 한국과 동남아 사이의 ‘연결고리’가 필요합니다. 동부화재의 선진 보험체계를 배운 우리가 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베트남 출신의 뜨란 티 몽 트엉 씨(26)는 자연스럽게 한국어 표준어를 사용했다. 트엉 씨와 천인 씨(22·중국), 아장 르크마야나 씨(22·인도네시아), 쿠이 찬피룸 씨(23·캄보디아), 수 미아트 나잉 씨(25·미얀마) 등 동부화재 글로벌 인턴 5명을 21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동부금융센터에서 만났다. 모 방송사의 인기 예능프로그램 ‘비정상회담’에 게스트로 초대된 것 같은 느낌이었다.

동남아 보험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는 동부화재는 올해 손보업계 최초로 글로벌 인턴십을 도입해 큰 효과를 보고 있다. 동부화재는 동남아 보험시장 진출시 활용할 수 있는 인재를 확보한다는 취지에서 1월에 3명의 1기 인턴들을 선발한데 이어 지난달 2기 5명을 선발했다.

동부화재 글로벌 인턴들은 모두 한국 내 외국인 유학생들로 동부화재가 진출하려는 아시아의 성장유망지역 출신이기도 하다. 이들은 한국 보험업계와 조직문화를 이해하는 과정을 거쳐 24일 6주 간의 인턴십을 끝마쳤다. 천인 씨는 “합숙교육을 하는 첫 일주일간 매일 아침부터 밤까지 보험에 대해 공부하고 퀴즈형식의 시험을 치렀다”며 “무척 힘들었지만 짧은 시간 동안 보험의 ‘A to Z’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합숙이 끝나고 해외지원 업무에 직접 투입된 글로벌 인턴들은 매주 자국의 보험시장을 모니터링하고 진출 전략을 제시하는 역할도 맡았다. 아장 씨는 “인도네시아의 80%가 무슬림이기 때문에 전통적인 보험이 아닌 상호부조와 각출로 운영되는 타카풀(takaful) 보험이 발전했다”며 “이슬람 율법에 따른 금융체제를 확실하게 인지하고 시장 공략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 이슬람의 율법 샤리아에 따르면 불확실성에 대한 투자, 도박, 이자 수취와 지급이 금지돼 있다.

찬피룸 씨는 “인구의 70% 이상이 농민인 캄보디아는 보험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기본적인 교육과 홍보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며 “농작물이나 가축 위험을 헤지할 수 있는 상품에 대한 수요가 상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나잉 씨도 “미얀마는 2012년까지 정부에서 보험을 독점해오다 현재 12개 보험사가 영업하고 있다”며 “적극적인 홍보활동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인턴 기간 중에 실제 업무에 투입돼 능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동부화재는 업계 최초로 올해 1월 베트남 현지 손보사 PTI(Post & Telecommunication Insurance)를 인수했는데 이와 관련해 이달 응웬 박 선 베트남 정보통신부 장관이 본사를 방문하자 트엉 씨가 직접 통역을 맡았다. 트엉 씨는 “조국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장관을 만나 영광이었다”며 “인턴이지만 실제 업무에 기여한 것 같아 뿌듯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인턴 멘토인 최병서 동부화재 신성장추진파트 과장은 “동부화재가 5월 국내 손보사의 미개척지로 남아있던 미얀마의 양곤에 주재사무소를 열었는데 미얀마 출신의 글로벌 인턴 1기가 큰 도움을 줬다”며 “홍보 영상의 자막 작업부터 현지 초청장 양식과 예절까지 알려줘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동부화재는 동남아 보험시장 진출의 ‘연결고리’가 될 글로벌 인턴십을 향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동부화재 관계자는 “글로벌 인턴십을 도입함으로써 한국 보험업계와 조직문화, 현지 영업환경을 동시에 이해하는 글로벌 인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며 “향후 인턴십을 확대하고 해외지원 업무뿐만 보상 업무 등 현장부서를 경험할 수 있도록 제도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지수 인턴기자 성균관대 유학동양학과 4학년
박민우기자 min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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