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엘리엇에 승소…엘리엇 ‘비장의 카드’ 아직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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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7월 1일 15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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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엘리엇에 승소…엘리엇 ‘비장의 카드’ 아직 남았다?

삼성이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에 승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임시 주총에서 표 대결로 결정나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수석부장판사 김용대)는 1일 삼성물산 주식 7.12%를 보유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의결할 임시 주주총회 진행을 막아달라며 삼성물산을 상대로 낸 총회소집통지 및 결의금지 등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비율은 관련 법령에 따라 산정된 합병가액에 근거한 것”이라며 “산정 기준이 된 양 사의 주가가 자본시장법상 시세조종행위나 부정거래행위로 인해 형성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볼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합병 기산일 무렵 삼성물산 주가는 저평가됐고 제일모직 주가는 고평가됐다”는 엘리엇 측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엘리엇이 공정가치 근거로 제시한 자료는 회계법인이 기업실사 등 심층조사를 거치지 않고 일정한 가정 및 계산방식에 따라 산정한 두 회사의 적정주가를 제시한 것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아울러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공시 직후 삼성물산 주가가 상승하는 등 시장에서 합병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며 “두 회사의 합병이 삼성물산에겐 손해만 주고 제일모직에겐 이익을 줬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를 토대로 “삼성물산 경영진이 제일모직과 제일모직 대주주의 이익만을 위해 합병을 추진한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엘리엇이 최치훈(58) 삼성물산 대표이사 등 양사 등기이사 7인을 상대로 “삼성물산 임시주주총회 소집 통지 및 결의를 해선 안 된다”며 신청한 부분에 대해선 “엘리엇에겐 유지청구권 행사 자격이 없다”며 각하했다.

삼성물산은 엘리엇에 승소한 후 “당연한 결과”라고 환영했다.
삼성물산은 “법원의 결정을 환영하며 합병이 정당하고 적법하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면 엘리엇 측은 “법원의 결정에 실망했으나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안이 공정하지 않을 뿐 아니라 삼성물산 주주들의 이익에 반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엘리엇은 특히 “삼성물산이 자사주를 KCC에 부적절한 방식으로 매각한 것이 불법적이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아직 판단하지 않았다”며 “엘리엇은 삼성물산의 그런 행위가 불법이라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엘리엇은 삼성물산이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 5.76%를 합병 주총에서 의결권 행사가 가능한 주식이 되도록 KCC에 매각해 우호지분을 확보한 것은 불법이라는 취지로 가처분 신청을 냈는데 임시 주총 이전에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판결이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렇다면 표 대결도 해볼만 하다는 것.

삼성이 엘리엇에 승소함으로써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오는 17일 임시 주총에서 양측의 표 대결로 결정된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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