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은 SK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해 2010년 디자인소위원회를 발족해 디자인경영의 첫발을 내디뎠다. 이 위원회는 그룹 디자인경영에 대한 각 계열사의 니즈를 도출한 뒤 디자인 경영의 기본 방향과 영역을 설정했다.
우선 사회와 고객의 접점인 SK그룹 계열사 사옥, 매장, 영업점은 물론이고 제품과 서비스에서 ‘SK다움’을 구현할 수 있도록 일관된 디자인 철학을 만든 것이다.
SK그룹은 지난해 디자인소위원회를 디자인실무위원회로 확대 개편해 분기 단위로 운영하고 있다. 이 위원회는 전문가 특강을 통해 14개 관계사의 사옥 신축 및 시설 리노베이션 업무부서 팀장 및 담당자에게 공통된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박진배 서울디자인재단 DDP경영단 전시본부의 공간팀장은 지난해 ‘퍼스트 무버, DDP’란 주제로 특강을 열었다. 박 팀장은 지난해 3월 말 공식 개관한 세계 최대 규모의 3차원(3D) 비정형 건축물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구축사업의 건축 설계 및 구조와 시공, 인테리어, 운영 콘텐츠 등에 대해 강연을 펼쳤다.
SK그룹의 디자인경영은 주력 계열사로도 확대되고 있다.
SK텔레콤의 ‘T.um(티움)’은 선도적인 정보통신기술(ICT)로 구현된 국내 유일의 체험형 ICT 전시관이다. 2011년에는 세계 3대 디자인 상 중 하나인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의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상’을, 2012년에는 ‘iF 디자인 어워드’의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상’을 각각 수상했다. 다양한 ICT를 활용해 관람객과의 소통에 기반을 둔 새로운 전시문화를 선도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받은 것이다.
경기 성남시 동판교테크노밸리에 있는 SK케미칼의 본사 빌딩 ‘에코랩’은 국내에서 가장 친환경적으로 디자인된 빌딩으로 꼽힌다. 에코랩은 같은 크기의 기존 건물 대비 연간 에너지 사용량이 44%나 적다. 이 건물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량은 기존 건물에 비해 33%가 적은데, 이는 소나무 9만4000그루를 심는 효과와 같다.
에코랩에서 가장 상징적인 시설은 이 건물 로비에 있는 ‘벽천’(壁泉·벽에서 물이 흘러내리거나 뿜어 나오게 한 샘)이다. 10m 높이의 초대형 숲 사진을 따라 물이 흘러내리도록 디자인했다. 시각적인 시원함도 주지만 여름에는 냉방효과, 겨울에는 가습효과가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벽천의 물은 건물에서 사용한 물을 지하에서 끌어올려 재활용하도록 설계됐다. 내부에 벽천이 있다면 외부에는 벽면녹화가 건물을 둘러싸고 있다. 건물 외벽에 식재해 입힌 것으로 도시 녹지공간을 확보하고 경관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다. 물론 벽면 냉난방 부하를 낮추는 역할도 한다.
천장 개폐 장치인 마이크로 루버는 유해한 직사광선을 반사하고, 자연채광을 위한 확산광만 통과시킨다. 또 건물을 감싼 삼중유리에는 단열 효과를 높이기 위해 아르곤 가스를 채웠다. 이를 통해 일반 유리보다 태양열 차단율이 40% 이상 개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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