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후 지역의 이미지가 강했던 서울 금천구, 경기 광명시 등 수도권 서남부 부동산 시장이 확 달라지고 있다. 교통망이 확충되고 대규모 복합단지가 건설되는 등 개발 호재가 잇따르고 있는데다 서울 주요 지역보다 분양가도 저렴하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공급되는 단지마다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미운 오리새끼에서 백조로
수도권 서남부권이 주목받는 것은 우선 교통여건이 개선되면서 서울 강남 접근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개통 예정인 금천구 시흥동∼서초구 우면동을 연결하는 강남순환고속도로가 수도권 서남부를 지난다. 총 길이 34.8km인 이 도로가 개통되면 금천에서 15분이면 서울 강남 진입이 가능해진다. 2017, 2018년 제2경인고속도로가 경기 성남 쪽으로 연결되면 분당까지 15분 만에 이동할 수 있다. 신안산선(안산∼여의도)도 2018년 개통을 앞두고 있는 등 교통여건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노후 공장이나 군부대가 떠난 자리를 활용한 대규모 복합단지 개발도 한창이다. 금천구 독산동 옛 육군 도하부대 용지에 들어서는 ‘롯데캐슬 골드파크’는 아파트 3203채, 오피스텔 1165실로 주변에 호텔, 대형마트, 초등학교, 경찰서 등 다양한 근린시설을 갖춰 일대가 미니신도시로 개발되고 있다. 이와 함께 대한전선 부지에 1000병상 이상 규모의 대형 종합병원 건립, 공군부대 이전 및 개발까지 추진되고 있어 금천구 일대 스카이라인이 확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KTX 광명역세권 일대도 코스트코에 이어 이케아와 롯데아울렛 등이 들어서면서 쇼핑특구로 변신하고 있다. 지난해 공급됐던 광명역세권 일대 주상복합 아파트들이 인기를 끌면서 주변 개발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형개발사업이 이어지다 보니 집값도 반등하고 있다. 독산동 ‘롯데캐슬 골드파크’는 현재 공급된 1, 2차 아파트 분양권에 최고 3000만 원가량의 웃돈이 붙은 상태다. 독산동 L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서울 전세금이 폭등하면서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싼 금천구 지역에 실수요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명시 집값도 강세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광명시 집값은 지난해 3.78% 상승해 수도권 시군별 집값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분양한 ‘광명역세권 파크자이’는 현재 전용면적 84m²의 경우 분양권에 4000만 원, ‘광명역세권 푸르지오’와 ‘호반베르디움’도 3000만 원 가량의 웃돈이 붙은 상태다. 광명역세권 일대 K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보금자리지구 지정 취소 이후 광명역세권과 재건축아파트를 중심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최근 금천, 광명 일대에 공급된 아파트는 대부분 1순위에 청약을 마감하고 있고, 미분양도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올해도 알짜 분양 이어져
올해에도 금천, 광명 등 서남부권 일대에서 대규모 신규 공급이 이어질 예정이다. 독산동에서는 금천구청 바로 앞에 조성되는 ‘롯데캐슬 골드파크 3차’가 다음 달 분양될 예정이다. 지하 5층∼지상 47층, 6개 동에 전용면적 59, 84m² 1236채 규모의 대단지다. 도보로 지하철 1호선 금천구청역과 금천구청, 금나래아트홀, 도서관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지난해 100% 분양을 마친 1, 2차에 이은 마지막 단지다.
광명역세권에서도 연말까지 광명역 인근 부지에 주상복합단지 공급이 예정돼 있다. 효성이 지난달 말 분양을 시작한 ‘광명역 효성해링턴타워 더퍼스트’ 오피스텔은 일부 잔여 물량을 분양 중이다. 시행사인 화이트코리아와 피데스개발은 주상복합 아파트를 각각 646채, 1005채 공급할 예정이며, 태영건설도 하반기 중 복합블록에서 분양을 앞두고 있다. 이 밖에 광명 소하지구에서는 세종종합건설이 상반기 중 C4블록에서 ‘광명 소하지구 골드클래스’를 분양할 예정이다.
부동산 전문가는 “한강 이남 지역에서 수도권 서남부 지역은 개발이 부진했던 탓에 서울 강남권 및 경기 남부지역에 비해 저평가돼 왔지만 최근 개발 호재가 이어지며 주목받고 있다”며 “서울 도심 지역으로 출퇴근하기 편리해지고 상대적으로 집값도 저렴해 올해 공급되는 서남부권 분양 물량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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