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2300억원 ‘바이 차이나’… 1등주 수익 쏠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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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후강퉁 투자 100일

중국 본토 주식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후강퉁 제도’가 24일 시행 100일을 맞았다. ‘바이 차이나(Buy China)’에 나선 한국의 개인투자자들은 그동안 후강퉁을 통해 약 1조8000억 원어치의 본토 주식을 사고판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투자자들은 특히 중국 내수 및 금융시장을 이끄는 각 업종의 1등주를 집중적으로 쓸어 담으며 쏠쏠한 수익을 올렸다.

중국으로 눈을 돌린 투자자들을 붙잡기 위해 국내 증권사들은 중국 현지 금융회사와 잇따라 손잡으며 치열한 경쟁에 나서고 있다.

○ 중국주식 직접거래 1조8000억 원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상하이 증시와 홍콩 증시의 교차 거래를 허용한 후강퉁 제도가 시행된 지난해 11월 17일부터 이달 12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1조7780억 원 규모의 상하이A주를 거래했다. 모두 1조2315억 원어치를 사들이고 5465억 원을 팔아 순매수액은 6850억 원이었다.

윤항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후강퉁 전체에서 한국 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거래 금액 기준 3.3%, 순매수액 기준 4.2%”라며 “중국 증시에 대한 한국인들의 관심이 굉장히 높은 것”이라고 말했다.

시기별로 보면 중국 증시가 3,000을 뚫고 3,300 선까지 고속 질주했던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올해 1월 중순까지 거래 금액(9565억 원)이 1조 원에 육박했다. 지난달 중순 단기 과열을 우려한 중국 금융당국이 규제 강화에 나서면서 증시가 조정을 받자 최근 한 달간 거래 금액은 5389억 원으로 줄었다.

중국 본토 주식에 직접 투자하기를 부담스러워하는 투자자들은 증권사들의 ‘랩어카운트 상품’을 통해 후강퉁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하나대투 한국투자 삼성 유안타 대신 대우증권 등 6개 증권사가 지난해 말부터 선보인 ‘중국 본토 주식 랩’ 상품에는 17일까지 1624억 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정재훈 하나대투증권 전략랩운용실 차장은 “부자 고객뿐 아니라 일반 고객들도 투자 분산 차원에서 중국 증시에 많이 투자한다”며 “랩 상품 가입자가 많을 때는 하루 100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 최대 투자종목은 중신증권…업종 1등주 투자

후강퉁 직접투자에 나선 한국 투자자들의 성적은 어떨까. 삼성 유안타 한국투자 NH투자증권 등 8개 증권사를 통해 국내 투자자들이 거래한 상위 5개 종목을 집계한 결과 압도적 1위를 차지한 종목은 중국 최대 증권사인 중신증권(中信銀行)이었다. 중국 자본시장 개방의 수혜주로 꼽히는 중신증권은 후강퉁 시행 이후 17일까지 89.7%나 뛰었다.

중국 최대 여행사이자 상장기업 중 유일하게 면세점사업을 하는 중국국제여행(中國國旅)은 증권사 6곳에서 톱 5위 안에 들었다. 후강퉁 시행 이후 주가 상승률은 31.6%였다. 중국 1위의 민영보험사인 중국평안보험(中國平安保險), 중국 자동차시장 점유율이 25%로 1위인 상하이자동차(上海汽車)도 나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종목의 후강퉁 시행 이후 주가 상승률은 각각 58.6, 25.1%에 이른다. 중국 최대 철도업체 중국남차(中國南車), 로컬 화장품 1위 업체 상하이가화연합(上海家化)도 많이 투자한 종목으로 꼽혔다.

국내 투자자들은 과거 한국 경제의 고도성장 경험을 바탕으로 소득 수준이 올라갈 때 급성장했던 자동차, 소비재, 금융업종의 대표주에 투자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정부가 내수소비 성장을 유도하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서비스 산업, 특히 정보기술(IT), 헬스케어 산업에도 관심을 두는 게 좋다”고 말했다.

정임수 imsoo@donga.com·박민우 기자
#후강퉁#바이 차이나#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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