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시승기]6기통 엔진에 410마력 자랑깵 민첩한 움직임으로 질주본능 자극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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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세라티 ‘기블리’

시장에서 차지하는 규모는 작지만, 성장률로 지난해 가장 눈에 띄었던 브랜드는 뭐니 뭐니 해도 바로 이탈리아 고급차 브랜드 ‘마세라티’다. 전 세계적으로 3만6500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136%의 성장률을 기록했는데, 한국에서의 성장률은 무려 469%(723대 판매)였다. 아직 ‘마세라티’라는 이름 자체를 생소하게 여기는 사람도 있지만, 지난해 설립 100주년을 맞아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인지도를 빠르게 쌓아 가고 있다.

그 선봉장에는 바로 ‘기블리’가 있다. 지난해 국내 마세라티 판매량의 70%를 차지하며 마세라티의 성장을 이끈 모델이다. 한국에 출시된 ‘기블리 디젤’, ‘기블리’, ‘기블리 S Q4’ 중 가장 고가인 ‘S Q4’를 직접 타봤다.

디자인은 한 단계 위의 대표모델인 ‘콰트로포르테’와 크게 다르지 않다. 모나지 않으면서도 날렵하게 빠진 몸매에 삼지창 모양의 로고가 돋보인다.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느낌인 데다 길거리에서 많이 볼 수 없는 디자인이라 인상에 강하게 남는다.

최신 기블리 모델은 3세대로, 기존 모델에 비해 몸집과 무게를 줄이는 ‘다운사이징’을 거쳤다. 타이어 휠 사이로 보이는 붉은색 브레이크 장치는 역동적인 느낌을 더한다.

내부는 더 강렬하다. 기자가 탄 차는 시트가 붉은색이었는데, 한마디로 질주 본능을 자극한다. 어서 시동을 걸고 싶어지는 느낌이랄까. 동시에 중앙 콘솔에 있는 아날로그 시계는 고급스러움을 더하고, 수많은 버튼이 보이기보다는 필요한 버튼만 나열돼 있어 간결하고 깔끔하다. 사이드미러는 큼직해 시야가 시원해 보였다.

시동을 거니 마세라티 특유의 배기음이 들린다. 마세라티는 배기음에 워낙 공을 들이는 브랜드로 알려진 만큼, 엔진 배기음을 ‘감상’하는 재미도 있다. 마세라티는 엔진 튜닝 전문가는 물론 피아니스트와 작곡가들까지 참여해 배기음을 만드는 데다 저회전에서부터 고회전까지 영역마다 악보를 그려 가며 엔진음을 튜닝해 오케스트라에 비유될 정도다. 실제 기블리의 배기음도 엔진이라기보다는 달리고픈 욕구를 자극시키는 기폭제 역할을 한다.

이제 달려볼 시간. 스티어링휠(핸들)의 무게는 너무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적정한 정도다. 계기판의 가운데 스크린으로 연료 소비와 타이어 공기압, 토크 배분 상황 등을 간단한 조작으로 쉽게 알 수 있었다.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봤다. 고성능차인 만큼 사실 일반 승용차와 비교하기는 힘들다. 일반 운전자의 기준에서 봤을 때 가장 놀란 것은 반응성. 정지 상태에서 출발해도 민첩하게 속도가 붙어 차로를 바꾸거나 크게 방향을 바꿀 때 특히 편했다.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차가 움직이는 느낌이었다.

힘도 인상적이었다. 특히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 ‘Q4’ 시스템은 어느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성능을 보여줬다. 평소 일반 도로에서는 구동력을 100% 뒷바퀴에 전달해 후륜구동 특유의 역동적인 주행 성능을 발휘하다가, 노면과의 접지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는 자동으로 토크를 재분배해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토크의 분배 상황은 계기판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기블리 S Q4는 6기통 3000cc 엔진에 최대출력 410마력(5500RPM), 최대토크 56kg·m(5000RPM)를 자랑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는 4.8초가 걸리며 복합 연비는 L당 7.6km다. 가격은 1억3170만 원.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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