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도 만만치 않은 한 해” 4대 그룹 경영 키워드는…

  • 동아일보

《 국내 4대 그룹이 쉽지 않은 2014년을 보냈다. 재계에서는 “2012년 이후 4대 그룹의 성장세가 주춤해지고 있다”며 “2015년도 결코 만만치 않은 한 해가 될 것” 이라고 내다본다. 그룹별로 최근 총수들이 잇따라 강조하고 있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2015년 한 해 경영 전망을 들여다봤다. 》  
○ 삼성그룹

삼성그룹은 지난해 5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쓰러진 뒤로 2분기(4∼6월)부터 본격적인 실적 악화가 이어졌다. ‘문어발식 사업은 없다’고 강조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비주력 사업은 신속하게 정리하는 등 숨 가쁘게 하반기(7∼12월)를 달려왔다. 삼성은 2015년에도 ‘선택과 집중’을 목표로 △전자·소재 △금융·서비스 △중공업 등 주력 사업 위주로 사업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1월 중 자체 운영체제(OS)인 ‘타이젠’을 탑재한 저가 스마트폰을 인도에서 선보이며 지난해 중국 업체들에 뺏긴 중저가 시장을 재공략한다. 3월에는 한 해 실적을 이끌 프리미엄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6’를 공개해 쌍끌이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 회복에 나선다. 생활가전사업은 스마트홈을 필두로 세계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국민연금 등의 반대로 합병에 실패했던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도 상반기(1∼6월)에 합병을 재추진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 현대차그룹


2014년 사상 처음으로 연간 판매량 800만 대를 넘긴 현대·기아자동차는 2015년에는 질적인 성장에 역점을 둘 계획이다.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매년 10% 이상 판매량을 늘려왔지만 더이상 양적인 성장에만 의존할 수 없다고 판단한다. 북미 시장을 제외한 유럽과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의 성장세가 꺾인 데다 2015년에는 새로 준공하는 해외공장도 없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해 12월 15일 열린 현대·기아차 해외법인장 회의에서 “800만 대는 새로운 시작이며 출발점”이라며 2015년 화두로 ‘친환경차’를 제시했다. 정 회장은 “2015년은 현대·기아차의 새로운 친환경차들을 선보이는 중요한 해”라며 “세계적 친환경차 메이커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KARI)는 2015년 친환경차 시장 규모를 2014년(196만 대)보다 22.2% 증가한 240만 대로 보고 있다.

○ SK그룹

지난해 12월 31일로 700일째 수감생활 중인 최태원 SK 회장은 최근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진에게 5, 6년 전부터 강조해 온 ‘정글 생존론’을 다시 언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글에 갇혔을 때 살아남는 법 중에는 짐승과 독사 등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하는 데 전념하는 법과 정글 밖으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법이 있는데 후자의 생존률이 훨씬 높다는 지론이다. SK 관계자는 “그동안 하이닉스 인수 등 과감한 변신과 투자를 통해 정글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해왔지만 현 상황을 보면 여전히 정글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지적”이라고 전했다.

실제 2014년 ‘효자’로 거듭난 SK하이닉스의 호성적은 SK에서 인수한 이후 연평균 3조 원이 넘는 투자를 집행했던 것이 밑거름이 됐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총수 공백의 장기화로 계속 과감한 투자가 이뤄질 수 있을지가 변수다.

업황 부진으로 실적 악화에 시달렸던 SK이노베이션과 내수 시장의 한계에 봉착한 SK텔레콤은 이번 사장단 인사에서 파격적으로 내정된 젊은 CEO들이 주축이 돼 사업구조조정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 LG그룹

LG그룹은 구본무 회장이 2012년부터 강조해온 ‘시장 선도’의 성과를 2015년에는 가시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구 회장은 1월 2일 발표할 신년사에서도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제공하는 시장 선도 상품을 개발하고 품질과 마케팅 등 사업 전반에서 시장 선도 경영을 가속화해 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본격적으로 시장 선도의 성과를 내는 한 해를 만들어 달라는 주문이다.

구 회장은 앞서 지난해 10월 열린 임원세미나에서도 단순한 매출 증대나 원가 절감 수준을 뛰어넘어 근본적인 경쟁력을 개선하려면 시장 선도 제품을 더 많이 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LG전자는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와 함께 무인주행자동차의 핵심 부품인 ‘스테레오 카메라’를 함께 개발하기로 하는 등 신사업 발굴에 힘쓰고 있다. 스테레오 카메라 시스템은 차량 전방의 위험을 관찰하고 교통 정보를 수집하는 등 자동차의 눈 역할을 한다.

김지현 jhk85@donga.com·정세진 기자
#4대 그룹#경영 키워드#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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