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 노사갈등… 10년만에 봉합

  • 동아일보

使 기부금 출연 조건 농성 중단

9년여간 지속된 코오롱그룹의 정리해고 관련 노사 갈등이 화해 단계에 접어들었다.

코오롱은 계열사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소정의 금액을 제3의 기관에 기부하고, 2005년부터 천막농성을 해온 정리해고 노동자들은 농성을 중단하기로 합의했다고 29일 밝혔다. 기부금은 노사 상생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코오롱 측은 “기부금을 운용할 제3의 기관은 공신력 있는 곳으로 검토 중”이라며 “기부 금액은 상호 합의로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실적이 악화되자 2005년 2월 구미공장 생산직 78명에게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노조는 임금 삭감을 받아들이는 대신 희망퇴직을 받기로 한 사측이 약속을 어겼다고 반발했다. 정리해고된 노동자 일부는 그해 12월부터 경기 과천시 코오롱로 본사 앞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노사 대화가 재개된 계기는 지난달 8일 고 이동찬 명예회장의 별세였다. 노동자 측과 이웅열 코오롱 회장이 “노사가 한마음으로 뭉칠 때 무한한 도약을 이룰 수 있다”는 이 명예회장의 ‘노사불이(勞使不二)’ 정신을 기린 것. 26일 서울 길상사에서 열린 이 명예회장 49재에 정리해고자 대표 최일배 씨가 참석해 이 회장과 만나면서 합의가 이뤄졌다.

코오롱 관계자는 “사측은 기부금을 출연하고, 정리해고자들은 복직을 포기하면서 ‘제3 기관 기부’를 받아들였다는 점에서 새로운 노사 상생의 해법을 제시했다”고 자평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코오롱#노사 갈등#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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