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 완화와 저금리 기조의 여파로 가계대출 증가폭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9일 한국은행의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에 따르면 10월 말 현재 은행과 비은행(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등) 금융회사의 가계대출 잔액은 730조6000억 원으로 한 달 전보다 7조8000억 원 늘었다.
이 같은 월간 증가폭은 2003년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래 가장 규모가 크다. 금융기관의 가계대출은 올해 2월 이후 꾸준히 증가해왔지만 그 폭은 매월 2조∼6조 원대를 유지해왔다.
가계대출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한은이 올 8월과 10월 기준금리를 인하함에 따라 시중금리가 하락한 데다, 대출규제 완화로 금융회사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게 한층 쉬워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금융회사들의 주택담보대출은 10월 한 달간 5조4000억 원 늘어 취득세 인하 종료를 앞두고 담보대출이 크게 늘었던 2012년 12월(5조2000억 원)의 종전 기록을 뛰어넘었다.
이처럼 가계부채가 급증하면서 향후 민간소비가 더욱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가계 빚의 증가세를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대출규제를 조정하는 등의 구체적 방안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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