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제차로 일부러 쿵∼쿵… 3년간 42억 보험사기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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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30명 무더기 적발

지난해 3월 서울에서 값비싼 수입차들이 2중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BMW 운전자가 앞을 제대로 보지 못해 벤츠를 들이받고, 그 충격으로 벤츠가 앞에 있던 인피니티를 추돌한 사고였다. 사고 차량 운전자들은 ‘미수선 수리비’(수리비, 부품교체비용 등을 추정해 미리 현금으로 받는 보험금)로 2100만 원의 보험금을 받아갔다.

조사 결과 운전자들은 친구 사이였다. 이들은 과거에도 4대의 수입차를 이용해 16차례나 고의로 사고를 내고 미수선 수리비 8300만 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감독원은 중고 외제차를 이용해 687건의 교통사고를 일부러 낸 뒤 보험금 41억9000만 원을 받아 챙긴 보험사기 혐의자 30명을 적발해 검찰에 통보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금감원은 2011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발생한 차량 대물사고 17만 건 중 외제차 대물사고와 미수선 수리비 지급 사례를 정밀 조사한 결과 이런 사례들을 적발했다고 설명했다.

사기 혐의자들은 1인당 평균 23건의 사고를 내고 약 1억4000만 원의 보험금을 받아갔다. 28차례나 고의 사고를 내고 2억8000만 원을 챙긴 혐의자도 있었다.

이들은 외제차가 국산차보다 수리 비용이 비싸고 인적 피해가 없으면 사고 조사가 느슨하다는 점을 악용했다. 가벼운 추돌사고를 일으킨 뒤 비싼 수리비를 내세워 미수선 수리비를 청구하는 수법을 많이 썼다. 보험금을 미수선 수리비로 받아간 뒤 차량을 수리하지 않거나 중소 정비업체에서 싸게 수리해 차액을 남긴 것이다. 실제 이들이 사기로 받아간 보험금 41억9000만 원 가운데 차량 수리비 등 대물보험금이 80.5%(33억6000만 원)를 차지했으며 이 중 60.5%(20억3000만)가 미수선 수리비로 처리됐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외제차#보험사기#금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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