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납 용량도 축소… 우유 ‘ㅠㅠ’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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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촉진 위해 250mL로 늘린지 10년만에 200mL로 원위치

우유 소비가 줄고 있는 가운데 국군 장병들에게 지급되는 군납 우유의 용량도 줄었다.

19일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중앙회 등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군납 우유 한 개당 용량이 기존의 250mL에서 200mL로 변경됐다. 2004년 우유 소비 촉진을 위해 군납 우유 용량을 200mL에서 250mL로 늘린 지 10년 만에 다시 바뀐 것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우유를 모두 마시지 않은 채로 버리는 군인이 많다는 국방부의 의견을 받아들여 군납 우유의 용량을 줄였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다만 군인들에게 ‘체력 훈련의 날’ 등에 우유를 추가로 주는 등 연간 우유 지급 횟수를 365회에서 456회로 늘렸다고 덧붙였다. 군인들에게 우유를 자주 마시게 한다는 취지이지만 군의 우유 소비가 더 줄면 우유 지급 횟수까지 줄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우유업계는 이를 ‘우유의 위기’를 단적으로 나타내는 사례로 보고 있다. 최근에는 우유 이외에도 단백질을 섭취할 공급원이 많아진 데다 우유를 먹으면 살이 찐다는 등의 ‘안티 밀크’ 운동까지 이어지며 우유 소비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따뜻한 기후로 젖소들의 젖이 잘 나와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우유 재고량은 급증하고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1∼8월 원유(原乳·젖소에서 갓 짜낸 우유) 소비량은 128만5000t으로 전년 동기(129만4000t) 대비 0.7% 감소했다. 이 기간 원유 생산량은 148만5000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40만1000t)보다 6.0%나 늘었다. 이에 따라 남는 원유량은 20만 t으로 전년 동기(10만7000t)의 두 배에 육박(86.9%)하게 됐다. 유가공업체는 남는 원유를 분유 형태로 말려 보관하고 있는데, 이런 분유 재고량이 올해 7월 현재 1만4896t으로 2003년 3월(1만716t)년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낙농가와 유가공업체 등 이해관계자는 최근 ‘수급조절위원회’를 열고 원유 생산량 감축을 논의하고 있지만 낙농가가 이를 거부해 아직 뾰족한 해결책은 없는 상황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저(低)출산이 이어져 우유 소비 감소가 심화될 것”이라며 “우유 수출을 늘리는 등의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우유 소비#군납 우유 용량#우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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