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쇼크’ 현대중공업 비상경영체제… 권오갑 오일뱅크 사장 ‘구원투수’ 등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15일 03시 00분


코멘트

그룹기획실장 겸 사장으로 임명… 4년간 오일뱅크 성공적 경영 평가

현대중공업그룹이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63·사진)에게 현대중공업의 ‘구원투수’ 역할을 맡겼다. 현대중공업그룹은 15일부로 권 사장을 그룹기획실장 겸 현대중공업 사장에, 문종박 현대오일뱅크 부사장을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에 내정하는 그룹사 사장단 인사를 한다고 14일 밝혔다.

이와 함께 현대중공업 소속이던 기획실을 그룹기획실로 승격시켰다. 이번 인사와 관련해 현대중공업그룹 측은 “그룹 경영을 쇄신해 위기를 극복하고 새롭게 도약하기 위한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이 지난달 최길선 전 사장을 조선·해양·플랜트 부문 총괄회장으로 임명한 것도 같은 취지다.

김외현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회사를 이끌던 이재성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회장은 최근 ‘어닝 쇼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상담역으로 물러났다.

이번 인사는 현대중공업의 비상경영체제의 일환이다. 세계 1위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은 2분기(4∼6월)에 1조1037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업황이 침체된 가운데 해양플랜트를 저가 수주한 데다 환율 하락으로 매출도 감소했기 때문이다. 올해 19년 무분규 기록이 깨질 가능성도 있어 ‘산 넘어 산’이다.

1978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권 사장은 현대중공업이 아부다비국영석유투자회사(IPIC)에서 현대오일뱅크를 인수한 2010년부터 4년간 현대오일뱅크 사장으로서 회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매출로는 정유업계 막내(4위)지만 상반기(1∼6월) 업계가 적자에 허덕이는 동안 유일하게 1428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2011∼2013년 영업이익률도 정유업계에서 가장 높았다. 지난해 일본 코스모석유와 합작해 제2 BTX(벤젠·톨루엔·자일렌) 공장을 완공하는 등 매출의 95% 이상인 정제 분야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사업다각화 노력도 기울였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권 사장은 사장 업무용 차량인 ‘에쿠스’를 직원들 경조사에 사용할 수 있도록 내주는 등 직원들을 세심하게 챙겼다”며 “2011년 국내 대기업 최초로 임직원들의 급여 1%를 기부하기로 하는 등 기업문화를 개선하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어닝쇼크#권오갑#현대중공업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