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유출 카드 3社 석달만에 영업재개… 신상품 마케팅大戰

  • 동아일보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로 3개월간 신규 영업이 금지됐던 KB국민·NH농협·롯데카드가 17일부터 영업을 재개하며 ‘잃어버린 석 달’을 되찾기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다른 카드사들도 새 카드와 서비스를 선보이며 맞불을 놓고 있다. 금융당국은 정보 유출 카드 3사의 영업 재개로 카드사 간 영업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고 다음 달부터 카드 불법 모집 신고포상금을 최고 5배로 높이는 등 불법 영업 근절에 나섰다.

1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NH농협카드는 업계 최초로 해외 여행객과 해외 ‘직접구매(직구)족’을 겨냥한 해외 전용 체크카드 ‘글로벌 언리미티드 체크카드’를 19일 선보인다. 이용 실적이나 횟수에 상관없이 해외 모든 가맹점에서 결제한 금액의 2%를 캐시백해 주는 카드다.

KB국민카드는 이달 말 이용 실적, 한도 제한 없이 모든 가맹점에서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신용카드 ‘가온카드’와 쇼핑업종에서 5∼7%를 할인해주는 ‘정체크카드’를 동시에 내놓는다. KB국민카드는 이달 초 ‘아버지와 아들의 기차여행’을 주제로 한 기업광고도 시작하며 브랜드 이미지 회복에 나섰다. 롯데카드는 6월 말까지 전 가맹점에서 2, 3개월 무이자할부 행사를 진행하는 한편 조만간 고객 라이프스타일에 특화된 신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카드 3사에서 카드 해지나 탈회(카드회원 탈퇴)로 등을 돌린 고객은 600만 명을 넘어섰다. 특히 성장세인 체크카드 시장에서 지각변동이 컸다. 체크카드 점유율 1위인 NH농협카드는 체크카드 이용 실적이 지난해 4분기(10∼12월) 6조3400억 원에서 올해 1분기(1∼3월) 5조9900원대로 5.5% 감소했다. 2위인 KB국민카드도 3.3% 줄었다. 반면 신한카드는 같은 기간 실적이 6.7% 증가했으며 삼성, 우리, 하나SK카드 등도 실적이 개선됐다.

영업정지를 당하지 않은 카드사들은 이 여세를 몰아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상품과 서비스를 강화하며 카드 3사의 영업재개에 맞선다는 전략이다. 신한카드는 이달 말 빅데이터를 이용한 고객 맞춤형 카드를 새로 내놓는다. 삼성카드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할인, 포인트 적립 등 맞춤형 혜택을 자동으로 연결해주는 신개념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카드 3사의 영업정지는 풀렸지만 카드시장에는 여전히 악재가 많다. 경제활동인구 1인당 보유 신용카드는 지난해 말 3.9장으로 5년 만에 4장 아래로 떨어졌다. 고객들이 신용카드보다 카드사에 돌아오는 수수료율이 낮은 체크카드를 선호하면서 카드사의 수익구조는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그나마 수익을 내던 카드슈랑스, 여행, 통신판매 같은 부대업무도 금융당국의 텔레마케팅 규제 강화로 영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상반기 중 신용카드 모집 실태에 대한 강도 높은 현장점검을 실시하고 필요한 경우 계좌추적 등을 통해 현금을 제공하는 카드 불법 모집을 집중 단속할 계획이다. 카드 불법 모집 신고포상금도 현재의 최고 5배로 높여 길거리 모집이나 과다 경품 제공을 신고하면 50만 원, 타사 카드 모집이나 미등록 모집을 신고하면 100만 원의 포상금을 주기로 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KB국민카드#NH농협카드#롯데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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