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서도 인정한 기술력… 캐나다서 ‘검은 황금’ 캐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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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한류 50년의 주역들]
GS건설, 오일샌드 처리 시설

GS건설이 캐나다 앨버타 주 콩클린 지역 ‘블랙골드’ 광구에서 진행하고 있는 원유 중앙처리시설 및 주변 시설물 건설 현장. GS건설은 2010년 한국 건설사 중 처음으로 캐나다의 오일샌드 프로젝트에 진출하며 신시장, 신사업의 ‘블루오션’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GS건설 제공
GS건설이 캐나다 앨버타 주 콩클린 지역 ‘블랙골드’ 광구에서 진행하고 있는 원유 중앙처리시설 및 주변 시설물 건설 현장. GS건설은 2010년 한국 건설사 중 처음으로 캐나다의 오일샌드 프로젝트에 진출하며 신시장, 신사업의 ‘블루오션’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GS건설 제공
《 2일 오후 캐나다 앨버타 주 최대 도시 캘거리에서 북쪽으로 670km 떨어진 콩클린 지역의 ‘블랙골드’ 광구. 점토, 모래, 물과 함께 역청(도로 포장에 주로 쓰이는 찐득찐득한 물질) 등 중질원유가 섞인 오일샌드에서 석유 성분을 뽑아내는 중앙처리시설 건설이 한창이었다. GS건설이 2010년 10월 착공한 이 공사는 올해 말 준공을 앞두고 있다. 정우섭 GS건설 과장은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영하 41도까지 내려가는 혹한이 이어졌지만 최근 눈이 녹고 온도가 높아져 작업 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  

GS건설은 한국석유개발공사의 캐나다 자회사인 ‘하베스트’가 발주한 블랙골드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국내 건설사 최초로 오일샌드 사업에 진출했다. 플랜트 사업을 다양하게 구성하기 위해 블루오션을 개척하고 나선 것. 설계·구매·시공 일괄 도급 방식으로 프로젝트를 수주해 새로운 사업에 도전한 터라 시행착오를 겪을 때도 있었다. GS건설은 이번에 얻은 노하우가 비슷한 사업입찰에서 독보적인 무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선진국에서 ‘블루오션’을 찾다

오일샌드에는 중질원유가 10% 이상 함유돼 있어 오일샌드 2t에서 원유 1배럴 정도를 생산할 수 있다. 액체 형태의 원유를 그대로 뽑아 쓸 수 있는 일반 원유 플랜트 사업에 비하면 채산성이 떨어지지만 원유가격이 급락하지 않는 한 개발가치가 높은 사업이다.

GS건설은 블랙골드 프로젝트를 통해 선진국인 캐나다 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하게 됐다. GS건설 관계자는 “캐나다는 세계 최대 석유 소비국인 미국과 인접해 있고 송유관이 미국 전역에 연결돼 있어 에너지 공급원으로서의 잠재력이 크다”고 설명했다.

해외업체에 대한 진입장벽이 높은 선진국 시장을 뚫으면서 관련 노하우도 체득할 수 있게 됐다. 정 과장은 “캐나다는 자국 시장 보호정책이 강한 데다 노조 규정 등이 엄격하기 때문에 하도급 업체와의 관계 유지에 특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브랜드에 대한 은근한 차별도 극복해야 했다. GS건설 관계자는 “현지에서 채용한 캐나다인 매니저들이 처음에는 ‘한국 업체가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눈빛을 보였다”면서도 “공사 진행능력 및 기술 활용 시스템 등을 보더니 ‘GS건설이 아니었으면 해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손가락을 추켜세웠다”고 뿌듯해했다.

○ 상큼한 새 출발

GS건설은 최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1분기(1∼3월) 해외건설 공사 수주 실적 176억 달러(약 18조6120억 원) 중 25억7000만 달러(약 2조7117억 원)를 차지해 수주 실적 1위에 올랐다. GS건설은 이번에는 수익성을 특별히 꼼꼼히 따져 사업을 선별했기 때문에 1위 달성의 의미가 더 크다고 자랑한다.

올해 GS건설의 해외사업 목표는 수주 실적을 올리기 위해 적자 사업을 무리하게 떠안기보다는 돈이 되는 사업을 선별해 흑자경영을 달성하는 것이다. GS건설 관계자는 “1분기에 수주한 대형 프로젝트들은 모두 국내 건설사 간 출혈경쟁을 지양하고 협업을 추구한 사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GS건설은 올해 전체 수주 목표 14조 원 중 75%인 10조 원가량을 해외시장에서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해외 주요 시장의 거점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GS건설은 2006년 인도 뉴델리 설계법인에 이어 올해 2월 뭄바이 설계법인을 추가로 설립했다. 또 철도 교량 등 인프라 부문을 중심으로 중동·아프리카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출하기 위해 지난해 아랍에미리트의 건설사 아랍텍과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아랍에미리트에서 GS건설은 2009년 약 2조6000억 원 규모의 천연가스 분리 플랜트 공사인 ‘루와이스 천연가스액화정제시설 프로젝트’를 수주해 12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임병용 GS건설 사장은 “지난해 처음으로 진출한 카자흐스탄 등 독립국가연합(CIS) 지역과 함께 남미, 아프리카 지역으로도 시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GS건설#오일샌드#캐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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