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LNG설비 기술에 싱가포르 감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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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한류 50년의 주역들]삼성물산, 터미널-탱크 3기 완공

싱가포르 주롱 섬 매립지에 위치한 ‘싱가포르 LNG터미널(SLNG)’의 준공 모습. 삼성물산 제공
싱가포르 주롱 섬 매립지에 위치한 ‘싱가포르 LNG터미널(SLNG)’의 준공 모습. 삼성물산 제공
“싱가포르 액화천연가스(LNG)터미널 프로젝트는 자원 안보의 중요한 이정표입니다. 성공적으로 사업을 끝마친 삼성물산에 감사드립니다.” 지난달 25일 싱가포르 중심지에서 남서쪽으로 50km 떨어진 주롱 섬 매립지의 싱가포르 LNG터미널 준공식 현장에서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는 이같이 말했다. 준공식에는 싱가포르 주요 인사 등 400여 명이 참석했다.

조용히 축사를 듣던 150여 명의 삼성물산 직원들의 검게 그을린 얼굴에 뿌듯함이 묻어났다. 사계절 계속되는 더위에 땀이 마를 날이 없던 그들이다. 우기가 되면 조금 나아질까 싶었지만 하루에 3, 4시간씩 내리는 열대성 호우로 작업을 진행하기 어려웠다. 한 달 중 25일 동안 비가 온 적도 있다. 틀에 부은 콘트리트가 제대로 굳지 않을까봐 천막을 쳐놓고 비가 흘러들어가지 않도록 현장에서 밤을 새우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현장을 총괄 지휘한 신원섭 현장소장(상무)은 “싱가포르의 중요한 국책사업을 맡은 이상 그들을 실망시킬 수 없었다”고 말했다.

○ 싱가포르 자원 자립 최선봉에

삼성물산은 2010년 8월 주롱 섬에 연간 300만 t을 수용할 수 있는 LNG터미널과 18만 m³ 규모의 LNG탱크 2기를 짓는 SLNG프로젝트를 싱가포르LNG주식회사로부터 6억2500만 달러(약 6680억 원)에 수주했다. 이듬해 8월 탱크 1기 및 설비를 확장하는 사업을 추가로 수주하면서 삼성물산은 SLNG 사업으로 총 10억70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천연가스와 석유가 나지 않는 싱가포르에서 이 공사는 ‘자원 자립’의 상징적인 프로젝트다. 싱가포르는 2018년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의 천연가스 공급이 종료된다. SLNG는 싱가포르 역사상 처음으로 LNG를 하역하고 저장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례적으로 쓰고 남은 LNG를 다시 선적해 수출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했다. 지난해 5월 탱크 2기가 준공돼 운전에 들어갔고 이번에 남은 1기도 완성됐다.

하루 최대 2000명의 인부가 투입된 이 프로젝트에는 단 한 건의 사고도 없었다. 삼성물산은 LNG터미널 공사를 처음으로 발주한 싱가포르LNG주식회사에 수시로 품질과 안전, 시공 과정을 공개했다. 신 소장은 “까다롭기로 유명한 싱가포르의 다양한 기준에 맞춰 공사기간, 무재해, 발주처 예산 내 준공 등을 지키면서 성공적으로 공사를 완료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 독보적인 LNG 설비 시설 기술력

LNG시설 시공은 토목과 건축, 기계, 배관, 전기 등 대부분의 공사가 동시에 진행돼 높은 기술력이 없으면 수행하기 어렵다. 2010년 발주 당시 삼성물산보다 더 낮은 공사금액을 제시한 기업도 있었지만 싱가포르LNG는 기술력을 가진 삼성물산을 선택했다.

LNG탱크는 내벽이 영하 160도를 견디도록 ‘니켈강’이라는 특수 합금을 사용해 제작한다. 이 합금은 수분과 자력(磁力)에 쉽게 변질되기 때문에 접촉이 일어나지 않게 정밀하게 관리하는 노하우가 중요하다. 삼성물산은 이 분야에서 세계적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금까지 총 10개국에 LNG터미널 6개와 저장탱크 60개를 이미 완성했거나 짓고 있다.

리셴룽 총리가 지난달 준공식에서 싱가포르 동부지역에 LNG탱크를 추가로 4기 더 짓겠다고 밝히면서 삼성물산의 싱가포르 LNG시설 추가 수주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한 번 확보한 고객은 평생고객이 될 수 있도록 준공 후 관리도 철저히 하고 있다”며 “시공을 넘어 설계·조달·운전에도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어 향후 대규모 수주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LNG#싱가포르#액화천연가스#삼성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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