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CEO]40여년 ‘나만의 기술’로 만든 침대 매트리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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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침대

“‘금성침대’라면 예전에는 모르는 사람이 많았는데 지금은 소비자들이 먼저 알고 찾아옵니다. 저는 이것이 바로 ‘기술력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올해 3월 ‘이달의 기능한국인’으로 선정된 ㈜금성침대 고중환 대표(60)는 40년 넘는 세월 동안 묵묵히 한 길을 걸어온 침대 매트리스 및 구조체 전문기술자이다. 고 대표가 침대 매트리스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1971년. 경북 구미에서 3남 3녀 중 넷째로 태어난 그는 어려운 집안환경 때문에 중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상경해 침대업체에 들어갔다.

고중환 대표
고중환 대표
1978년 군 복무를 마치고 또 다른 침대업체에 취업한 그는 공장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매트리스 스프링은 물론 매트리스 제작에 필요한 모든 공정에 대한 기술을 익혔다.

당시만 해도 침대 매트리스에 들어가는 스프링과 그 스프링을 연결하는 클립을 사람이 직접 만드는 바람에 생산성이 낮았다.

고 대표는 클립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골몰하며 금형가게를 누빈 끝에 클립 생산을 위한 자동화 기계를 자체 개발했다. 결과는 그야말로 ‘대박’이었다. 당시에 작업자 한 명이 하루에 1500개를 생산하는 것이 최대였는데 자동화 기계는 분당 200개, 하루 최대 18만∼20만 개 생산이 가능했으니 국내 침대업계로서는 획기적인 개발이었다.

당시 점심시간과 일과 후 시간에 ‘부업’으로 클립을 생산하던 고 대표는 주문 물량을 맞출 수 없게 되자 다니던 곳을 퇴사하고 금성공업을 창업했다.

회사가 급성장하면서 ㈜금성침대로 사명을 바꾼 고 대표는 2002년 미국과 캐나다의 유명 침대회사인 스프링월사와 기술제휴를 맺고 한국인에게 맞는 ‘플렉서레이터’를 내장한 매트리스를 출시해 이목을 끌었다.

소비자 중심에서 기술을 개발하려는 고 대표의 노력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매트리스는 세탁할 수 없다는 고정관념을 과감히 깨고 4면 지퍼방식의 매트리스 커버를 개발해 분리 세탁이 가능한 매트리스를 출시했다.

또한 침대 끝에 앉아 가장자리 스프링의 탄성이 다른 부분에 비해 빨리 떨어지는 것에 착안하여 가장자리 스프링 보강기술을 자체 개발하였으며 이를 조달용 제품에 적용하여 우리나라 침대업체 중 유일하게 매트리스 분야 조달 우수상품에 등록했다.

“기술 개발은 없는 것을 새롭게 창조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불편함을 느끼면 이를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다양한 시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면 개선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찾아낼 것이고 이것이 바로 기술 개발 입니다.”

고 대표는 현재 140명의 직원과 함께 한달에 1만2,000개의 매트리스를 생산하며 유명 가구업체에 침대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공급하는 등 국내 3대 침대 전문기업으로 그 위상을 더욱 높여가고 있다.

최윤호 기자 uk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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