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금융권의 수장으로 낙점을 받은 인사들은 모두 ‘내부 출신’이다. 여기에 ‘연세대 출신’이라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최근 주요 금융기관이나 금융회사의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연세대 출신들이 속속 포진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취임한 임종룡 NH농협금융 회장, 11월 취임한 홍영만 캠코 사장, 최근 인사에서 CEO에 오른 김인환 하나생명 대표이사도 연세대 출신이다. 연세대 출신 CEO들은 그동안 증권사, 자산운용사와 외국계 금융사에서 두각을 보였으나 은행권에는 상대적으로 많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 때는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 등 고려대 출신 CEO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서울대 연세대 성균관대 서강대 등으로 다변화하고 있다. 4대 금융지주 회장 중 이순우 우리금융 회장과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성균관대 출신이고, 임영록 KB금융 회장과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은 서울대 출신이다. 홍기택 KDB금융 회장과 이덕훈 한국수출입은행장 내정자는 서강대를 나왔다.
연세대 출신 금융계 인사의 약진이 두드러지자 금융계에서는 “연세대가 금융의 신(新)인맥으로 뜨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연세대 출신 금융권 인사들의 모임인 ‘연세 금융인회(연금회)’도 주목받고 있다. 연금회는 2008년 연세대 출신 금융사 CEO 70여 명이 모여 만든 친목 모임. 2005년 출범했던 ‘연경 금융리더스포럼’이 모태다. 박종원 코리안리재보험 고문,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권성문 KTB투자증권 회장, 제갈걸 HMC투자증권 고문, 구재상 케이클라비스투자자문 대표 등이 핵심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연세대 출신 금융권 리더들은 대체로 유연하고 합리적 스타일이 많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금융회사 임원은 “연세대 출신 CEO들은 선후배 간에 위계질서가 엄격하지 않고 개인을 존중하는 학풍 때문인지 대체로 소통 능력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
이두원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연세대 상경계열 출신들이 금융권에 많이 진출해 CEO도 많이 나오고 있다”며 “일찍부터 국제화를 강조한 학풍 때문에 졸업생들이 금융권의 국제화 트렌드와도 잘 맞는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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