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신흥국, 금리 올려 환율방어戰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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印, 통화 폭락 막으려 0.25%P ↑… 터키-브라질도 특단조치 움직임

금융위기 가능성이 커진 신흥국들이 자국 통화가치의 추락을 막기 위해 전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하는 등 환율 방어에 나섰다. 한 나라의 기준금리가 높아지면 높은 이자를 노린 해외 자금이 유입되거나, 유출이 축소되는 효과가 있다.

인도중앙은행(RBI)은 28일 기준금리를 8%로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고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지난해부터 가속화된 루피화의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앞서 선제적으로 위기 대응에 나선 것이다. 최근 리라화가 폭락한 터키도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결정하기 위한 긴급 회동을 소집했다. 현지 금융 전문가들은 터키가 통화가치를 올리기 위해 금리인상 등 특단의 조치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날 알레샨드리 톰비니 브라질 중앙은행 총재도 “선진국의 금리 상승이라는 ‘진공청소기’가 계속 신흥시장에서 돈을 빨아들일 것”이라며 “다른 중앙은행들도 통화 긴축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흥국들의 이 같은 금리인상 움직임에 따라 앞으로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지난 수년간 선진국과 신흥 개발도상국 사이에 벌어졌던 환율 전쟁과는 정반대 방향의 ‘2차 환율 전쟁’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들이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낮추고 돈을 더 풀자 신흥국들은 수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금리를 낮추며 자국 통화가치를 떨어뜨리기 위한 경쟁을 펼친 바 있다.

한편 28, 29일(현지 시간)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미국이 양적완화를 추가로 축소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28일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신흥국 통화가치 급락 등) 최근의 경제상황은 예상하지 못했던 움직임”이라면서도 “미국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재동 jarrett@donga.com·정지영 기자
#금융위기#신흥국#환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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