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적자노선 감축… 2015년부터 영업흑자 내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10일 03시 00분


최연혜 사장 경영혁신안 발표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적자를 내는 벽지나 오지의 노선 운행을 줄이는 등 대대적인 경영 혁신에 나선다. 그동안 코레일은 ‘공공성 훼손’을 이유로 적자노선 감축에 소극적이었지만 이번에 손을 보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수익이 안 나는 노선을 이용하는 승객들의 대기시간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연혜 사장(사진)은 취임 100일을 맞은 9일 대전 동구 코레일 사옥에서 신(新)비전 선포식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경영 효율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최 사장은 “지난해 말 기준 450%인 부채비율을 2016년 248%까지 낮추고 2015년에는 영업 흑자를 내겠다”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코레일은 우선 적자노선 운행을 줄일 계획이다. 코레일 이사회는 그동안 적자노선 폐쇄나 운행 감축을 제기했지만 경영진과 노조 양측 모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 이를 실행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코레일은 어떤 노선이 적자를 내는지 외부에 공개하지 않지만 경춘선이나 장항선 등이 대표적인 적자노선으로 꼽힌다.

소규모 화물역을 현행 129곳에서 75곳으로 줄여 거점만 집중 운영한다는 방침도 담겼다. 서울역사를 포함한 4, 5개 민자역사 지분을 최소한만 남기고 매각하거나 용산병원, 폐선(廢線)용지 등 운송사업과 관련이 적은 땅을 매각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또 자본비용, 관리비용을 연간 1000억 원가량 절감할 방침이다. 철도 소모용품 구입에 매년 1조 원이 투입되는 만큼 부품 구매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혁신적인 재고 관리를 도입해 자금 누수를 막겠다는 것이다.

흑자 경영을 달성하기 위해 이 같은 비용 감축 이외에 적극적으로 수익도 창출하겠다는 구상이다. 다음 달 개통하는 고속철도(KTX) 인천국제공항 연장노선 등 KTX 신규 노선은 이용객이 편리하도록 연계 및 환승 체계를 구축해 신규 수요를 창출하겠다는 것. KTX와 연계해 의료관광 등 중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고부가가치 관광열차 상품을 개발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과제인 ‘고용률 70% 달성’에 부응하기 위해 인턴십을 통해 490명을 신규 채용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우선 대규모 신규 채용을 위해 현재 인력을 어떻게 조정할지가 과제다. 그동안 코레일은 고용인원이 정원을 초과하는 데다 명예퇴직과 같은 인원 감축을 하지 않아 신규 채용이 어려웠다.

엄태호 연세대 교수(행정학)는 “코레일 경영의 근본 문제는 인건비인데 이번 대책에는 이 같은 내용이 전혀 들어가 있지 않다”며 “적자가 나는 일반철도를 줄일 경우 각 지자체 등의 반발로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홍수영 gaea@donga.com·박재명 기자
#코레일#적자노선 감축#최연혜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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