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면세점이 운영권을 따낸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 향수·화장품 매장의 모습. 신라면세점 제공
신라면세점이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의 화장품 사업 운영자로 최종 선정됐다. 창이공항 면세점은 세계 공항 면세점업계에서 매출 4위(2012년 기준 1조4707억 원)를 차지하는 곳이다. 특히 화장품 부문은 2012년 매출액이 약 3301억 원에 이르는 알짜 사업으로 알려졌다.
신라면세점은 올해 10월 사업자로부터 운영권을 넘겨받아 2020년까지 6년 동안 창이공항의 향수·화장품 매장을 운영하게 됐다고 8일 밝혔다. 매장은 1∼3터미널에 있는 20여 개이며 면적은 6600m²(약 2000평) 규모다. 2017년 완공되는 제4터미널의 향수·화장품 매장도 신라면세점이 추가로 운영하게 된다.
신라면세점은 영국 브랜드 조 말론과 이탈리아의 조르조아르마니 코스메틱 등 세계적인 화장품 브랜드뿐 아니라 미샤, 에뛰드하우스, 페이스샵 등 24개 한국 화장품 브랜드 제품들도 선보일 예정이다. 차정호 면세유통사업부장(부사장)은 “면세점 매장 일부를 국산품 전용 ‘한류 존(Zone)’으로 운영할 계획”이라며 “특히 주 고객인 동남아시아인들에게 한류 문화와 국산 화장품을 함께 소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신라면세점은 지난해 1월 창이공항에 처음 진출했다. 현재 132m²(약 40평)의 공간에 ‘보테가베네타’ ‘프라다’ 등 2개 매장을 운영 중이고 이달 말에는 300m²(약 90평) 규모의 시계 편집 매장 개점을 앞두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이번에 화장품 사업 운영자로 선정되면서 동남아 면세시장에 중요한 교두보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사업 기간인 6년 동안 화장품 사업에서만 총 4조 원의 매출을 추가로 올려 세계 3위권의 면세점 사업자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다.
신라면세점의 매출 규모는 2012년 기준 약 1조8100억 원으로 세계 7위다. 1위는 미국의 DFS(약 5조587억 원)이며 롯데면세점이 3위(약 3조746억 원)를 차지하고 있다. 신라면세점을 운영하는 호텔신라의 이부진 사장은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면세유통사업을 중심으로 해외사업을 확장, 강화해 글로벌 명문 서비스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입찰에는 DFS그룹, 듀프리(Dufry)그룹, 듀티프리아메리카(Duty Free Americas), 뉘앙스그룹(The Nuance Group) 등 세계적인 면세점 사업자들이 참여해 치열한 경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면세업체들이 대거 참여한 이유는 세계 면세점 시장에서 아시아 시장이 매년 25%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신라면세점은 입찰 과정에서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사업을 하며 얻은 노하우와 중국권 국가에서 최근 한국 화장품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을 중점적으로 강조해 사업권을 따냈다. 창이공항그룹은 입찰 결과에 대해 “신라면세점이 매우 혁신적인 유통 콘셉트와 강력한 사업계획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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