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증권’ 융합점포 뜬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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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P 상대로 원스톱 투자 상담… 신한 2년만에 19곳으로 늘려
움직이는 자산만 9조원대 규모… KB국민銀-하나銀도 “확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신한금융투자타워 17층 신한PWM센터. 오른쪽에는 신한은행이, 왼쪽에는 신한금융투자가 자리 잡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은행업무와 증권업무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있어 이곳을 찾는 고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신한금융투자타워 17층 신한PWM센터. 오른쪽에는 신한은행이, 왼쪽에는 신한금융투자가 자리 잡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은행업무와 증권업무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있어 이곳을 찾는 고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부산에 사는 사업가 이승현(가명·57) 씨는 지난해 금융 투자만으로 자산이 5억 원 정도 늘었다. 신한금융투자 프라이빗뱅커(PB)의 추천으로 투자한 미국, 유럽의 중소형주 가격이 크게 오른 데다 해외투자 펀드 수익률도 20%를 넘어선 덕분이다.

이 씨는 “증권사의 금융상품과 은행의 금융상품을 망라한 맞춤형 자산관리 상담을 받은 것이 큰 도움이 됐다”며 “단순히 기존 상품을 결합해 파는 것이 아니라 나만을 위해 최적화된 투자모델을 만들어줬다”고 말했다.

이 씨가 상담을 받은 곳은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신한PWM센터였다. 이 센터는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가 각각 독자적으로 운영해오던 자산관리 사업을 통합해 만든 점포로 은행과 증권을 통합한 PB센터다. 복합점포(Branch in Branch) 형태로 은행 PB와 증권 PB가 같이 상주하다 보니 투자자는 ‘원 스톱’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저금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다양한 상품에 접근하려는 소비자의 요구가 늘어나자 금융투자업계는 이런 복합점포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복합점포가 업계에 도입된 지 5년 정도 됐지만 과거에는 지점을 물리적으로 결합한 것이 다였다면 최근에는 한 고객으로부터 나온 수익을 은행과 증권 PB가 공유하도록 시스템을 바꾸면서 실질적인 ‘통합’이 이뤄지고 있다.

복합점포 확대에는 신한금융그룹이 가장 적극적이다. 2011년 12월 처음 PWM센터를 만든 뒤 현재는 19개로 늘렸다. 이곳에서 움직이는 자산 규모도 9조 원이나 된다. 김동한 신한PWM여의도센터장은 “증권업계가 적자 때문에 지점을 줄이는 추세지만 신한PWM센터는 출범 2년 만에 흑자를 달성했다”며 “6월까지 6곳을 추가로 신설해 총 25곳으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과 KB투자증권도 2010년부터 통합지점 10곳을 운영 중이고, 하나은행과 하나대투증권도 2009년부터 통합점포 WM센터 1곳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말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은행·증권·보험 등의 협업 시스템을 잘 구축하고 접점을 늘려 나갈 것”이라고 밝혀 WM센터를 더욱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하려는 NH금융그룹도 이 같은 통합점포를 운영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통합점포가 늘어나는 배경에는 ‘더블 카운팅(double counting)’ 제도가 있다. 예컨대 고객이 은행 직원의 소개로 증권사 상품에 가입하면 상품을 판 증권사 PB뿐 아니라 은행 직원도 실적이 올라간다. ‘내 고객’을 다른 이와 공유해도 손해가 나지 않는 시스템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일정 자산규모 이상의 고객에게 이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문턱이 낮아질 것”이라며 “급변하는 금융시장 환경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고 조직의 유연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PWM센터처럼 통합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
#원스톱 투자 상담#은행#증권#융합점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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