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구글에 9억6600만 달러(약 1조336억 원)라는 거액에 매각된 이스라엘의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업체 웨이즈모바일의 페시 슈무엘레비츠 부사장(사진)은 14일 인터뷰를 갖고 자사 앱 ‘웨이즈’의 성공 비결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한국이스라엘기업협의회가 14, 15일 여는 ‘제2회 한국이스라엘비즈니스포럼’에 참여하기 위해 방한했다.
구글이 인수하기에 앞서 시장에서는 애플과 페이스북도 웨이즈모바일에 인수를 제안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iOS6 지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자 웨이즈를 대안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유수의 기업들이 2008년 설립된 직원 약 100명인 이스라엘 회사에 주목한 이유는 뭘까.
사용자들이 직접 참여해 서비스의 완성도를 높여간다는 점에서 웨이즈는 ‘내비게이션 계의 위키피디아’로 불릴 만하다. 사용자는 5000만 명에 달한다. 앱을 켜놓고 운전하면 사용자의 궤적에 따라 백지 상태의 지도에 길이 그려진다. 길이 형성되면 사용자들은 지도 위에 지명(地名), 단속 카메라 위치, 주유소 위치와 기름값, 사고 지점 등을 스스로 표시할 수 있다. 이런 정보가 실시간으로 반영되다 보니 사용자들은 익숙한 길에서도 웨이즈를 꾸준히 이용하게 된다. 비즈니스모델에 크라우드 소싱, 소셜, 빅데이터, 위성항법장치(GPS), 모바일 등 최근 정보통신기술(ICT) 창업의 핵심 키워드가 모두 들어있다.
“웹페이지에서 시작한 구글은 운전자, 대중교통 이용자, 보행자 등 불특정 다수에게 지도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그러나 모바일에서 출발한 웨이즈는 운전자들이 실시간으로 참여하는 지도 ‘커뮤니티’라는 것이 차별점입니다.”
슈무엘레비츠 부사장은 “이스라엘,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서 10만 명 이상의 운전자들이 지도를 편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에 인수된 지 4개월이 지났지만 아직은 양사의 서비스가 결합된 사례는 없다. 그는 “웨이즈를 이용해 구글은 지도에 소셜 기능을 강화할 수 있고, 웨이즈는 구글의 3차원(3D) 지도 서비스 ‘스트리트 뷰’ 같은 부가 기능을 더하는 등 시너지가 발생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웨이즈모바일이 구글에 매각되긴 했지만 그는 스타트업의 목표가 ‘대기업에 팔고 손 터는 것’으로 비칠까봐 우려했다. 슈무엘레비츠 부사장은 “스타트업은 세부 분야를 집중 공략해 기업을 키우고 명성을 쌓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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