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값에 한끼 해결” 편의점 도시락 불티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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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매출 54∼63% 증가

16일 낮 12시 20분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편의점. 점포 내 테이블은 도시락을 먹는 직장인으로 가득 차 있었다. 도시락 가격은 3000원 안팎. 일반 식당의 웬만한 점심메뉴 가격이 7000∼8000원까지 치솟은 점을 감안하면 반값도 안 되는 셈이다.

주변의 한 콜센터에서 일한다는 서모 씨(32)는 “테이크아웃 커피 한 잔 가격에 점심을 먹을 수 있어서 일주일에 2, 3번은 편의점 도시락을 먹는다”고 말했다.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편의점에서 끼니를 때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편의점 도시락 시장은 빠르게 팽창하고 있다.

GS25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이달 15일까지 도시락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63.1%나 증가했다. 2012년 같은 기간의 증가율(48.7%)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GS25는 올해 관련 매출이 70%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세븐일레븐의 도시락 매출도 55.9% 뛰어 올랐다. 편의점 CU(씨유) 역시 올해 상반기(1∼6월) 도시락 매출 증가율이 54.3%로 지난해 같은 기간 증가율(43.2%)을 넘어섰다.

GS25 관계자는 “편의점 도시락은 제일 비싼 메뉴가 4000원 정도로 상대적으로 저렴해 경기침체로 주머니가 가벼워진 직장인들이 즐겨 찾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1인 가구가 증가해 간편하게 끼니를 해결하려는 사람이 늘어난 점도 편의점 도시락 매출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경향을 반영해 편의점업계는 도시락 상품을 더욱 고급화, 다양화하고 있다. GS25는 최근 중식당인 공화춘과 ‘공화춘 도시락’(4000원)을, BBQ와 ‘BBQ 치킨도시락’(3500원)을 각각 개발해 내놨다. CU는 비슷한 메뉴에 싫증을 내는 소비자들을 위해 ‘더블BIG요일정식’(3600원)을 판매한다. 월·화, 수·목, 금·토·일 등 1주일을 셋으로 나눠 다른 반찬을 제공하는 이 제품은 CU 도시락 매출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간식으로 인기를 끌던 삼각김밥도 식사대용으로 진화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기존 삼각김밥(110g)보다 중량을 30% 늘린 ‘더(The) 커진 삼각김밥’(150g·1000원)을 판매하고 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주로 컵라면에 곁들여 먹던 삼각김밥도 직장인들 사이에서 식사대용으로 받아들여져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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