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STX팬오션, 현 상태론 인수 어려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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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실사후 “부실규모 심각” 잠정결론

사모펀드(PEF)를 조성해 STX팬오션을 인수하려던 KDB산업은행이 “현 상태로는 인수할 수 없다”고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산은이 STX팬오션을 1개월간 예비 실사한 결과 회사의 장부 가치가 마이너스이고 추가 부실이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STX팬오션의 부실이 예상보다 매우 심각하다는 뜻이다.

자산보다 부채가 많으므로 사실상 ‘인수 불가’ 판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지만 산은은 최종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산은은 STX 주요 계열사의 주채권은행이다. 긴급자금 지원을 골자로 한 자율협약까지 주도한 상황에서 섣불리 결론을 내리면 STX그룹 회생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조선업 위주로 그룹을 살리겠다는 금융당국의 의지를 거스를 수 있다는 부담도 없지 않다.

STX팬오션은 STX그룹 지주사인 ㈜STX가 27.36%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이고 2대 주주인 산은이 14.99%의 지분을 가졌다. 산은은 3월 말 STX팬오션 공개매각이 무산되자 사모펀드를 조성해 인수를 검토해 왔다.

산은 안팎에서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부실 규모를 줄인 뒤 인수해 나중에 제3자에게 매각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STX팬오션의 다른 채권은행들이 대출을 연장해주는 등 추가 지원을 해야만 인수할 수 있다는 게 산은의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대주주의 STX팬오션 지분을 감자(減資)해 인수자금을 거의 들이지 않고 산은이 회사를 맡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산은 관계자는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아직 어떤 입장도 밝힐 수 없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STX팬오션#산업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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