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컨테이너를 한 번에 1만8400개까지 운반할 수 있는 세계 최대 크기의 컨테이너선 5척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현대중공업은 중국 해운회사인 차이나시핑컨테이너라인(CSCL)으로부터 1만84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5척을 총 7억 달러(약 7700억 원)에 수주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에 수주한 컨테이너선은 길이 400m, 폭 58.6m, 높이 30.5m로 축구장의 4배 크기다. 지금까지 발주된 가장 큰 컨테이너선은 현재 대우조선해양이 경남 거제시 옥포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1만8000TEU급 선박이다. 대우조선해양은 2011년 세계 최대의 컨테이너 선사인 덴마크의 ‘AP몰러-머스크’사로부터 1만8000TEU급 컨테이너선 10척을 수주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은 2005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1만 TEU급 컨테이너선을 수주해 초대형 컨테이너선 시장을 열었다. 올해 1월에는 캐나다 해운회사 시스판으로부터 1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5척을 수주하는 등 올해에만 초대형 컨테이너선 10척을 수주했다.
현대중공업은 이번에 중국 조선소를 따돌리고 중국 선사로부터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수주한 데 의미를 두고 있다. 중국은 조선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정부 발주 물량을 중국 내 조선소에 몰아주는 등 한국 조선업체들을 의식적으로 견제해 왔다. 현대중공업은 중국 업체들과 수주 경쟁을 하면서 컨테이너선 540여 척을 건조한 경험과 고연비, 친환경 선형 등 앞선 기술력을 강조해 중국 해운사의 발주를 따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컨테이너선에는 현대중공업이 자체 제작한 전자 제어식 엔진을 탑재해 운항 속도와 환경에 따라 자동으로 연료를 조절해 연료 소모량과 탄소 배출량을 줄일 계획이다. 또 연료 효율을 최적화할 수 있는 선형을 채택하고 자체 개발한 선박평형수(선박 운항 때 무게중심을 유지하기 위해 배에 채워 넣는 바닷물) 처리장치인 에코밸러스트를 장착하는 등 친환경 선박으로 제작할 방침이다. 선박은 2014년 하반기부터 2015년 하반기까지 순차적으로 인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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