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 Up]王여사 ‘한국 아파트 쇼핑’

  • Array
  • 입력 2013년 4월 25일 03시 00분


코멘트

국내 아파트가 첫 참가한 ‘호주 부동산 엑스포’에선

14일 호주에서 열린 ‘중국-시드니 부동산 박람회’에 참가해 중국계 투자자를 대상으로 판촉활동을 펼친 서울 용산구의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용산’ 주상복합아파트. 현지에서 22명의 중국계 투자자들이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 용산국제빌딩3구역 조합 제공
14일 호주에서 열린 ‘중국-시드니 부동산 박람회’에 참가해 중국계 투자자를 대상으로 판촉활동을 펼친 서울 용산구의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용산’ 주상복합아파트. 현지에서 22명의 중국계 투자자들이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 용산국제빌딩3구역 조합 제공
14일 호주 시드니 시청사 1층에는 현지에 사는 중국인을 비롯해 중국, 홍콩에서 날아온 방문객 2000여 명의 발길이 이어졌다. 세계 부동산 시장의 ‘큰손’으로 자리 잡은 중국계 투자자를 대상으로 호주 부동산 상품을 소개하는 ‘중국-시드니 부동산 엑스포’가 열린 것. 27개 기업이 저마다 부스를 차려놓고 70만∼800만 호주달러(약 8억∼90억 원) 규모의 아파트와 고급주택을 소개하며 판촉경쟁을 벌였다.

27개 부스 가운데 한국의 고급 주상복합아파트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용산’도 있었다. 이 아파트 조합이 미분양을 팔기 위해 엑스포 측에 참가를 요청했던 것. 국내 아파트가 해외 부동산 박람회에 참가해 투자자를 모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홍콩에서 온 베리 엔가이 씨는 “그동안 한국 투자에 관심이 많았는데 호주 부동산을 보러 왔다가 우연히 좋은 기회를 얻게 됐다”며 아파트 입지여건과 투자수익률 등을 꼼꼼히 물었다. 이날 한국 부스를 찾은 관람객은 100여 명. 이 중 22명이 적극적인 구매 의사를 밝혔다.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투자자들이 부동산 투자를 외면하는 것과 달리 외국인들의 열기는 뜨거워지고 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 부산 해운대 등에서 중국계 투자자를 중심으로 한 ‘부동산 투어’는 계속 인기를 끌고 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분양 중인 ‘송도 더샵 마스터뷰’가 홍콩 일간지 대기원시보에 낸 아파트 광고. 포스코건설 제공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분양 중인 ‘송도 더샵 마스터뷰’가 홍콩 일간지 대기원시보에 낸 아파트 광고. 포스코건설 제공
○ “호주, 중국, 홍콩으로 투자자 찾아 나서”

호주 박람회에 참가한 아스테리움 용산은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국제빌딩 주변 3구역을 재개발해 지난해 7월 완공된 고급 주상복합. 전용면적 121∼192m²(48∼73평형)의 128채로 이뤄졌으며 3.3m²당 분양가는 3600만 원대에 이른다.

주택시장이 얼어붙고 대형 아파트 인기가 떨어지면서 펜트하우스를 포함해 15채가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 아파트조합의 김신판 관리이사는 “다른 아파트처럼 할인분양을 하기보다 한국 부동산에 관심 많은 중국계 투자자를 찾아나서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며 “호주에서 예상보다 반응이 뜨거워 놀랐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용산가족공원과 한강을 내다볼 수 있는 조망권, 용산 일대 대규모 개발사업, 국제학교 등에 큰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김 이사는 “풍수지리를 따지는 중국인을 겨냥해 용산이 용이 똬리를 틀고 물을 마시는 ‘회룡음수형’ 명당이라는 점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았는데 이게 먹혔다”고 귀띔했다.

이 아파트는 글로벌 부동산서비스회사 ‘컬리어스 인터내셔널’과 손잡고 31일 중국 베이징에서 60개국이 참여하는 부동산 전시회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이어 홍콩과 선양(瀋陽)에서도 투자설명회를 열고 판촉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앤서니 안 컬리어스 이사는 “중국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강화하면서 중국 자산가들이 해외 부동산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며 “한국 제주도에 관심 많았던 중국인들이 수도권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 분양 시작 2주 만에 외국인 계약

실제로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본보기집을 연 오피스텔 ‘송도 캠퍼스타운 스카이’는 분양 시작 2주일 만에 일본인과 중국인이 각각 전용면적 26m² 규모의 1억1700만 원짜리 오피스텔을 계약해갔다. 이 오피스텔 분양대행사인 컬리넌홀딩스의 조인규 차장은 “느닷없이 외국인이 방문해 깜짝 놀랐다”며 “두 사람 모두 사업차 한국과 현지를 자주 오가는데 인천국제공항과 가깝고, 국제도시로 조성되는 송도의 매력에 반해 투자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특히 일본인은 초저금리 때문에 일본에서 투자하기가 마땅치 않은데 송도 오피스텔 임대수익률 연 6%에 만족한다고 전했다.

송도국제도시에서 분양 중인 아파트 ‘송도 더샵 마스터뷰’ 본보기집에도 3월 초부터 지난 주말까지 약 두 달에 걸쳐 홍콩과 중국의 부동산 컨설팅업체 관계자와 투자자 100명이 다녀갔다. 권순기 포스코건설 분양소장은 “해외에 전혀 알리지도 않았는데 제주도, 부산을 방문해 투자처를 물색하던 중국인들이 송도국제도시가 있다는 걸 알고 먼저 연락을 해왔다”며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의 부동산 시장 장기침체를 오히려 투자 기회로 생각하고 있어 놀랐다”고 말했다.

포스코건설은 부랴부랴 중국어 책자 등을 마련했다. 이달 17일부터는 홍콩 일간지 대기원시보에 광고를 시작하며 중국 투자자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기로 했다. 권 소장은 “중국인은 대부분 7억 원대 대형 아파트에 투자할 뜻을 내비쳤다”며 “선진국 부동산보다 가격이 싸 투자가치가 있다고 보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외국인#부동산 투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