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가 매년 역대 최고치 기록을 갈아 치우고 있는 가운데 빚을 진 가구 중 60%가량이 생계 부담으로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무주택 3가구 중 1가구가 ‘내 집 마련’을 포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2월 전국 2119개 가구를 설문조사한 결과를 담은 ‘2012년 가계금융·복지조사 부가조사’를 25일 내놨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은행 등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받은 가구는 전체의 57.1%로 2011년 54.0%보다 3.1%포인트 늘었다. 지난해 가계대출 잔액이 900조6000억 원으로 2011년(857조1000억 원)보다 5.1% 늘면서 빚을 진 가구 비중도 높아진 것.
빚을 진 가구 중 상당수는 경기침체와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부채가 있는 가구 중 18%는 지난해 연체 경험이 있었으며 이 중 4차례 이상 상습연체 가구도 4.7%나 됐다. 연체 경험이 있는 가구를 포함해 “지난해 생계 부담으로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가구는 58.9%였다. 빚을 진 10가구 중 6가구가 빚을 갚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셈이다. 특히 62.3%는 “앞으로 빚을 갚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답해 가계 부실이 더욱 악화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빚을 지고 있는 가구 중 대출 원리금 상환액이 가계 총수입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과다부채 가구’도 13.1%나 됐다. 지난해 은행들이 실시한 사전채무조정으로 거치기간이 연장되면서 과다부채 가구는 2010년 17.6%에서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빚을 지고 있는 10가구 중 1가구 이상이 소득의 절반 안팎을 빚을 갚는 데 쓰고 있는 것.
부동산 가격 전망에 대해서는 1년 후 “부동산 가격이 내릴 것”이라고 응답한 가구가 28.1%로 “상승할 것”으로 보는 가구(17.9%)보다 많았다. 하지만 5년 후에는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보는 가구(38.1%)가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한 가구(26.2%)보다 많았다. 이에 따라 무주택자 중 “내 집 마련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응답한 가구는 33.0%로 2010년 26.9%보다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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