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핸드백 사주려 마이너스 통장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8일 15시 24분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 박모 씨(29)는 예비남편 김모 씨(31)의 비밀에 놀라고 말았다. 김 씨의 명의로 빚진 1000만 원짜리 마이너스 통장이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것이다.

박 씨는 그 돈을 다 어디에 썼냐고 김 씨를 추궁했다. 그런데 돌아온 대답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김 씨가 "너랑 비싼 곳에서 데이트하고 기념일에 명품백 사주느라 이렇게 됐다"고 박 씨 탓을 한 것.

연애할 때야 돈 잘 쓰는 애인이 좋지만 결혼을 생각하면 그 돈이 '남의 지갑'이 아니다. 결혼을 하고나면 돈 문제가 공동의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예비부부들은 결혼하기 전에 서로의 수입·지출 내역을 솔직하게 공개하고 공동관리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

결혼정보회사 가연과 매칭 사이트 안티싱글이 미혼남녀 300명을 대상으로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의 재정관리, 어떻게 준비하나요?'를 주제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8일 발표했다.

그 결과 응답자들은 '서로의 수입·지출 내역을 공개하고 공동관리한다(31%)'를 1위로 선택했다. 결혼 전부터 미리 돈을 공동으로 관리해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재정관리의 방법이라는 설명이다.

이어 '다양한 커플적금, 보험, 금융상품을 활용한다(29%)'는 대답이 뒤따랐다. 최근 커플적금이나 보험, 주식, 펀드 등 각종 금융상품들을 최대한 활용해 결혼비용을 마련하고자 하는 예비부부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다음으로 '절약이 가장 좋은 방법! 데이트비용부터 줄여나간다'고 답변한 응답자도 17%에 달했다. 연애하면서 데이트 비용부터 줄여나가는 것이 결혼 후에 안정적인 재정상황에 도움이 된다.

이 밖에 '결혼 후 맞벌이 기간을 최대한 늘리려 자녀계획을 협의한다(13%)', '이직·연봉협상에서 몸값을 최대한 올린다(10%)' 등이 거론됐다.

김진현 가연결혼정보 이사는 "최근에는 '남자는 집, 여자는 혼수'라는 전통적인 고정관념보다는 서로의 상황에 맞추어 준비해 나가고자 하는 젊은 세대들도 늘고 있다"면서 "현재의 상황, 미래의 전망을 명확히 인식하고 목표에 맞춰 계획적인 설계를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백주희 동아닷컴 기자 ju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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