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 캐리 트레이드’ 부활 가능성 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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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되는 엔低… 외환시장 위험자산 선호

한동안 잊혀졌던 ‘엔 캐리 트레이드’가 일본의 노골적인 ‘엔저’ 정책으로 다시 활기를 띨 조짐을 보이고 있다.

28일(현지 시간) 미국 CNBC는 엔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의 시대가 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투자은행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의 예스퍼 바그만 아시아태평양 외환담당 수석은 “올해 들어 시장 분위기가 위험자산 선호 쪽으로 바뀌었고, 아베 신조 정권이 대규모 경기부양을 위해 공격적인 통화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캐리 트레이드에서 엔화가 가장 매력적인 자금 조달 통화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전까지 ‘엔 캐리 트레이드’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자주 언급되던 용어였다. 장기 경기침체로 일본 정부가 초저금리 정책을 유지하면서 투자자들이 싼 금리에 엔화를 빌려 이를 한국 브라질 터키 등 신흥국의 고금리 자산에 투자해왔던 것이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이 투자금을 다시 회수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이 일어났다. ‘엔 캐리 트레이드’의 자리를 사실상 ‘제로 금리’까지 떨어진 미국 달러를 활용한 ‘달러 캐리 트레이드’가 차지했다.

상황이 바뀌기 시작한 건 지난해 말 취임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엔화를 무제한으로 찍어내 경기 부양에 나서겠다”는 ‘아베노믹스’를 구체화하면서부터다. 29일 기준 엔-달러 환율은 90.73엔으로 미국 달러화 대비 엔화 가치는 연초 대비 4.44%나 떨어졌다.

실제로 호주 뉴질랜드 인도네시아 인도 필리핀 태국 한국 대만 브라질 터키에 투자했을 때의 누적 수익률을 지수화한 캐리 트레이드 기대수익률 추이를 보면 ‘엔 캐리 트레이드’의 부활 조짐을 알 수 있다. 2009년 이후에는 달러와 유로화를 통한 캐리 기대수익률이 엔 캐리 기대수익률보다 높았지만, 지난해 4분기 이후에는 엔 캐리 기대수익률이 급등했다.

외환 전문가들은 엔화 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세계 경제가 회복세를 보일 경우 아시아를 향한 엔 캐리 트레이드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엔 캐리 트레이드#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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