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시대 수출진흥확대회의 부활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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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당선인 “위기 봉착때마다 경제극복 주역이 바로 무역”

21세기의 ‘수출진흥확대회의’ 격인 대통령 주재 무역진흥회의가 새 정부에서 부활한다. 박정희 대통령 때 실물경제를 총지휘하던 회의체가 그의 딸이 이끄는 정부에서 새롭게 탄생하는 셈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27일 끝난 경제분과 토론회에서 “우리 경제성장의 견인차가 무역이었고, 위기에 봉착할 때마다 극복의 주역도 무역이었다”며 “대통령이 주재하는 분기별 무역진흥전략회의 개최를 (인수위가) 건의했는데 그 취지에 충분히 공감한다”고 밝혔다. 지식경제부는 새 정부 출범 직후 이 회의를 개최하기 위해 안건 준비에 이미 착수했다.

박정희 대통령 재임 시절 매월 개최한 수출진흥확대회의는 상공부의 피를 물려받은 지경부에서 지금까지 ‘전설’처럼 회자되는 조직이다. 수출보험 확대 등 굵직한 안건부터 과학기술 분야 유학생 병역면제(1970년), 고급 요식업 식단 간소화(1973년), 특급호텔 내국인 투숙 억제(1976년) 등의 정책들이 당시 수출입국(輸出立國)이라는 목표 아래 이 회의에서 결정됐다.

거시경제를 맡았던 경제기획원, 금융·세제를 담당하던 재무부 등이 특정 안건에 난색을 보여도 “그건 상공부 말이 맞다”는 박 대통령의 말 한마디면 논란이 깨끗이 정리되기도 했다.

역대 대통령들도 무역 관련 회의를 개최했지만 박 대통령의 열정에는 미치지 못했다. 외환위기 이후 외국인투자 유치의 필요성이 제기되자 김대중 대통령이 2000년 ‘수출확대회의’를 ‘무역투자진흥회의’로 확대 개편해 간헐적으로 개최한 바 있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 시절인 2004년에 뚜렷한 현안이 없다는 이유로 이 회의는 아예 중단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08년 5월 무역투자진흥회의를 부활시켰지만 단 2차례 연 이후 2009년부터는 비상경제대책회의에 흡수시켜 별도의 무역회의를 개최하진 않았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수출진흥확대회의#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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