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체 코오롱인더스트리가 디자이너 이보현 씨가 운영해 온 국내 슈즈 브랜드 ‘슈콤마보니’를 인수한다고 27일 밝혔다. 2003년 첫선을 보인 ‘슈콤마보니’는 과감한 컬러와 디자인으로 주 타깃인 20, 30대 여성 사이에 폭넓은 마니아층을 형성해 왔다. 국내에선 주요 백화점을 통해 총 12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프랑스, 일본, 중국 등 19개국의 유명 백화점 및 편집숍에도 입점해 있다.
코오롱은 최근 2년간 패션 리더들의 검증을 거친 국내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를 인수해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전략을 펼쳐왔다.
2010년 인수한 디자이너 석정혜 씨의 잡화 브랜드 ‘쿠론’은 지난해 120억 원 매출을 거둔 데 이어 올해 말까지 400억 원 이상의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쿠론’은 국내 전체 잡화 시장 매출이 소폭 하락하는 가운데 기존 메이저 브랜드를 위협하는 성장세를 보이며 인기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코오롱은 이어 올 1월 디자이너 김재현 씨의 여성복 브랜드 ‘쟈뎅 드 슈에뜨’를 인수하면서 디자이너 여성복으로 외연을 넓혔다. 이 브랜드는 심벌인 올빼미 모티브가 연예인과 패션 리더들에게 사랑을 받으며 적잖은 마니아를 형성해 왔다.
코오롱 측은 쟈뎅 드 슈에뜨의 서브라인으로 선보이던 ‘럭키슈에뜨’를 단독 브랜드로 독립시켜 본격적인 매장 확대에 나섰다. 이번 가을겨울 시즌에만 롯데백화점 본점, 신세계 강남점 등에 6개의 매장을 추가로 열면서 ‘자뎅 드 슈에뜨’의 올해 매출은 인수 전인 작년보다 2.5배 신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오롱 측은 내년에는 디자이너 주얼리 브랜드도 인수하기로 하고 다양한 브랜드들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이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인수를 통해 기대하는 효과는 취약했던 여성·잡화군의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것이다.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를 인수할 경우 생산 및 수출 플랫폼과 노하우를 곧바로 흡수할 수 있다는 장점도 고려했다. 또 국내 패션 명품 시장이 성숙하면서 브랜드의 명성보다 스타일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점도 국내 패션 대기업이 디자이너 브랜드에 관심을 쏟는 이유로 꼽힌다.
한 의류업계 관계자는 “명품과 제조유통일괄형(SPA) 브랜드로 양극화된 국내 패션 시장에서 정체성이 뚜렷한 디자이너 브랜드들은 가격과 디자인을 모두 충족시키는 대안으로 통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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