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의 놀이터’ 男心을 유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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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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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체는 스테이크 메뉴 늘리고… 드러그스토어는 남성제품 늘리고…

빕스의 샐러드바에서 여성들이 음식을 담고 있다. 여성 고객 위주였던 빕스는 최근 스테이크 메뉴를 강화하며 남성 고객 잡기에 나섰다. CJ푸드빌 제공
빕스의 샐러드바에서 여성들이 음식을 담고 있다. 여성 고객 위주였던 빕스는 최근 스테이크 메뉴를 강화하며 남성 고객 잡기에 나섰다. CJ푸드빌 제공
“샐러드가 어떻게 한 끼 식사가 되냐?”

직장인 권모 씨(30)는 여자 친구가 샐러드바를 위주로 하는 패밀리레스토랑에 가자고 할 때마다 언쟁을 벌인다. ‘별로 먹을 게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샐러드바에도 고기 메뉴가 있지만 구색 맞추기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외식업계에는 여성을 주 고객으로 하는 업체가 많다. 그런데 최근 외식업계의 성장이 주춤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남성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

패밀리레스토랑 ‘빕스’의 변신이 대표적 사례다. 1997년 문을 연 빕스는 다양한 샐러드를 먹을 수 있는 샐러드바를 내세워 젊은 여성층을 공략했다. 매장마다 여성 고객이 70∼80%에 달할 정도였다. 빕스는 2010년 상반기(1∼6월) 패밀리레스토랑 업계 1위가 됐지만 이때부터 성장이 정체됐다. 돌파구를 찾던 회사 측은 “남성을 끌어들이기 위해 스테이크를 강화하자”는 결론을 냈다.

지난해부터 빕스는 기존 매장을 ‘스테이크하우스 빕스’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스테이크 메뉴를 업계에서 가장 많은 18종으로 늘렸고 매장 가운데서 고기를 굽는 모습을 고객들에게 보여줬다. 그 결과 남성 고객이 2011년에는 전년 대비 7%, 올해 들어 9월까지는 전년 동기 대비 11% 늘었다. 빕스 관계자는 “현재 전체 매장 중 40% 정도가 스테이크하우스로 전환됐다. 올해 매출이 작년보다 15.7% 늘었지만 전환 매장이 늘어나면 매출이 더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본죽’도 죽을 포장해 가는 젊은 여성들을 주 고객으로 삼는다. 남성들은 ‘죽 한 그릇으로는 배가 차지 않는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보고 여성 고객을 주로 공략해 왔다. 하지만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고객층 확대가 필요했다. 그래서 나온 것이 본죽과 본비빔밥을 결합한 ‘본죽&비빔밥 카페’였다. 기존 본죽 매장을 본죽&비빔밥으로 바꾸자 매출이 약 25% 늘었다.

본죽을 운영하다 2010년 본죽&비빔밥으로 바꾼 허정미 점주는 “남성이 선호하는 밥과 뚝배기류 메뉴를 추가했더니 남녀가 같이 오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패밀리레스토랑의 후발주자인 ‘블랙스미스’는 지난해 말 문을 열면서 처음부터 남성을 위한 메뉴를 내놨다. 남성이 국물을 좋아한다는 점에 착안해 누룽지파스타, 미역국파스타 등 국물이 있는 이색 파스타를 출시했다.

‘여성들의 놀이터’로 불리는 드러그스토어도 남성 고객을 잡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디셈버24’는 매장의 맨 앞 카운터 근처에 남성용품을 진열했다. 여성들로 붐비는 매장 깊숙이 들어가는 것을 불편해하는 남성들을 잡으려는 전략이다. 업체 관계자는 “남성에게도 뷰티 제품이 필수품이 됐다. 작은 배려로 남성들이 드러그스토어를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CJ올리브영’은 올해 남성용 제품을 강화하면서 매출이 늘었다. 남성 전용 다이어트식품과 스킨로션 에센스를 합친 ‘올인원’ 상품 등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외식업체#남성고객#스테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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