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경영]LG, 경영진 인재 확보에 적극 기능직 5700명 고졸 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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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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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때가 가장 좋은 기회라는 생각으로 우수 인재 확보에 나서 달라.”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최근 공식 석상에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처럼 우수인재 확보와 육성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4월 중순에는 글로벌 연구개발(R&D) 인재 확보를 위해 LG전자, LG화학 등 8개 계열사 경영진을 대거 이끌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한 ‘LG 테크노 콘퍼런스’에 참석했다. 구 회장이 인재유치 현장에 직접 나선 것은 1995년 취임 이래 이번이 처음으로,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구 회장은 당시 초청한 미주지역 유수 대학의 인재 300여 명과 만찬을 함께 하며 “LG의 미래는 R&D에 달려 있다”며 “앞으로도 R&D에 대한 투자를 한층 강화해 훌륭한 인재들이 마음껏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임원 세미나에서도 “LG의 인재 확보와 정착에 최고경영자(CEO)들을 필두로 경영진이 직접 나서 달라” “필요한 곳에는 당장의 성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인재를 뽑고 과감하게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며 인재 확보를 강조했다.

○ 다양한 방법으로 우수인재 선점


LG는 공개채용 외에 계열사별로 다양한 채용 프로그램을 통해 인재 확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2010년부터 실무형 인재를 검증해 조기 채용하는 ‘실전형 인턴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6주간의 현장체험에 참가한 인턴들 가운데 최종 역량평가를 거쳐 좋은 성적을 얻은 이들을 신입사원으로 채용한다. 이들은 정식 입사 전까지 예비 LG디스플레이 직원으로서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사내 프로그램 참여 기회와 각종 지원 혜택을 받는다.

그뿐만 아니라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부터 전문적인 역량과 소양을 갖춘 미래 R&D 주역을 육성·확보하기 위해 서울대, KAIST, 포스텍, 경북대 등의 석·박사를 대상으로 ‘엘지니어스(LGenius)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매년 55명의 석사과정 또는 석·박사 통합과정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등록금 전액과 학비 보조금, 그리고 졸업 후 LG디스플레이 입사를 보장한다.

LG화학은 ‘BC투어앤드테크페어(BC Tour&Tech Fair)’를 통해 해외 우수인재 채용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경영자가 해외 업무출장을 갈 때 현지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회사 소개 및 현장 인터뷰를 실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김반석 LG화학 부회장은 대표이사 취임 직후인 2006년부터 올해까지 7년째 한 해도 빠짐없이 이 행사를 직접 주재하며 우수인재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 고졸 인력에도 문 활짝

LG그룹은 기업 경쟁력의 원천은 현장에서 시작되는 만큼 유망한 고졸 인력을 뽑아 우수한 인재로 육성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LG는 올해 기능직 7500명 중 76%에 이르는 5700명을 고졸로 채용할 계획이다.

고졸 인재 육성을 위해 LG전자는 5월 경북 구미시 구미전자공업고등학교와 ‘마이스터고 산학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LG그룹 관계자는 “마이스터고 인재들을 조립, 검사 등 단순 공정업무가 아닌 ‘기술 명장’으로 길러낼 것”이라며 “교육 과정 중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에게는 장학금도 지급한다”고 말했다. 병역의무 대상자의 경우 군 복무를 마치고 LG전자에 복직하면 군복무 기간을 근속으로 인정받게 된다.

LG이노텍도 구미전자공고와 협약을 맺어 맞춤형 인력을 양성한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우수인력을 선발하며 선발된 인력에 대해서는 현장실습, 임직원 특강을 통해 입사 후 조기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LG디스플레이는 전문성을 갖춘 기능직 고졸 인재를 대상으로 사무직 엔지니어와 똑같이 전문위원, 임원 등으로 승진할 기회를 주기로 했다. 이를 위해 ‘생산 TECH’ ‘수석 계장’ 등의 직급을 신설했다. 이를 통해 현장 기능직 직원들이 더 좋은 성과를 내는 데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는 것이 LG디스플레이 측의 설명이다.

구 회장은 지난해 각 계열사 인사책임자들에게 “고등학교만 졸업한 사람들 중에서도 좋은 인재가 많다”며 “인재를 잘 육성해 세계 1등 제품을 만들 수 있는 ‘LG맨’으로 키워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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